481 0

라캉의 실재계(the Real) 개념으로 본 손드하임(Stephen Sondheim) 뮤지컬의 특성

Title
라캉의 실재계(the Real) 개념으로 본 손드하임(Stephen Sondheim) 뮤지컬의 특성
Author
임연진
Advisor(s)
김미혜
Issue Date
2013-08
Publisher
한양대학교
Degree
Doctor
Abstract
본 연구의 목적은 미국 뮤지컬 작곡가이자 작사가인 스티븐 손드하임의 작품을 자크 라캉의 실재계 개념을 통해 분석함으로써 손드하임의 뮤지컬에 실재계적인 요소가 내재함을 밝히고, 그 요소로 인해 손드하임의 작품이 실재의 연극으로서 지니게 되는 특성과 의의에 대해 규명하는 것이다. 손드하임은 주제 및 형식면에서 다양한 시도를 통해 작품성과 예술성을 인정받으며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확립한 뮤지컬 작가이다. 차갑고 지적이며 독특하다는 평 아래 상업적이고 대중적인 여타 브로드웨이 뮤지컬과 차별화된 그의 작품들은 소재나 주제, 그리고 그것을 드러내는 이야기 구조나 극적 형식에 있어 서로 특별한 공통점이 없다. 브로드웨이의 일반적인 창작 방식을 따르지 않으면서 동시에 자신의 작품 내에서도 매번 새로운 창조성을 일궈내는 손드하임의 뮤지컬에 일관적으로 나타나 있는 것은 인간의 욕망과 그것을 향한 끊임없는 심적 움직임이다. 이에 본 논문은 손드하임의 작품을 고찰할 수 있는 유용한 틀로서 라캉의 욕망이론, 그 중에서도 실재계의 개념을 상정하였다. 라캉은 처음에 상징계에서 발생하는 주체의 무의식적 욕망을 분석함으로써 인간에 대한 본질적인 접근이 가능하다고 보았으나 환상과 위반을 통해 조직되는 욕망의 속성을 깨달은 후 실재계에 자리한 충동의 주체에 주목하였다. 충동의 주체는 욕망의 주체가 환상을 통해 봉합하고 재구성한 주체 본연의 공백이자 결핍을 부정하지 않으며 오히려 그것을 중핵으로 삼아 움직인다. 때문에 실재계를 경험하고 충동의 주체로 거듭난다는 것은 상징계 내에서 주체의 삶과 욕망을 구조화하는 환상을 직시하고 인간에 본질적으로 내재한 공백과 결핍을 마주하는 일이 며, 이로써 욕망하는 인간의 본질에 대한 접근이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실재계는 비재현 체계로서 근본적으로 상징화에 저항하며, 언어나 그것을 기반으로 하는 상징계적 사유의 그물에 잡히지 않는다. 주체는 상징계가 넘어지고 실패하는 지점에서 실재계와 마주칠 수 있다. 드라마에서의 실재계적 장치 또한 이와 관련되어 있다. 상징화될 수 없으면서도 끊임없이 상징화를 요구하며 회귀하는 실재계를 표현하는 방식으로 ‘낯설게 하기’ 기법을 들 수 있다. 또, 향수와 센티멘털리즘을 내포한 가장 상징계적 공간인 전원에 대한 재고를 통해 그 이면을 보여줌으로써 실재계를 드러낼 수 있다. 이 두 방법은 낯익고 친숙한 상징계의 코드를 전복시켜 뫼비우스의 띠처럼 이중적인 상징계와 실재계의 관계를 폭로하는 방식을 통해 관객에게 실재계적 경험을 제공하는 장치라고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음악은 상징계의 의미 체계에 속하지 않는 특징으로 인해 그 자체로서 실재적인 미적 장치로 기능할 여지가 충분하다. 실재계를 나타내는 이러한 장치들을 통해 손드하임의 작품을 고찰한 결과 그의 작품에서 다양한 실재계적 특성을 확인할 수 있다. <스위니 토드>는 주인공 스위니의 폭력으로 구체화된 실재계를 관객 자신 안에서도 발견하도록 함으로써 주체 안에 존재하는 이중성을 조명한다. <일요일 조지와 함께 공원에서>는 미적 창조물인 예술작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발현되는 예술가의 주이상스를 중심으로, <숲속으로>는 끊임없이 소망하는 충동의 주체를 통해 실재계를 드러내고 있으며, <열정>은 상징계에서 인정받기 어려운 사랑의 감정을 적나라하게 제시함으로써 그것을 상징계가 아닌 실재계의 것으로 만든다. <스위니 토드>와 <숲속으로>에는 낯설게 하기 전략, 즉 언캐니가 주요 미적 장치로 사용되었으며, 목가적 공간을 배경으로 하는 <일요일 조지와 함께 공원에서>, <숲속으로>, <열정>은 모두 실재계적 장소로서의 전원을 제시한다. 또한, 손드하임 뮤지컬에서 음악은 관습적인 사용에서 벗어나 고유의 실재적인 특성을 드러내며 대사가 표현하지 못하는 등장인물들의 무의식과 충동의 순환을 효과적으로 묘사한다. 실재의 연극으로서 손드하임 뮤지컬은 주체의 고유성 회복과 현실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며, 현실의 허구성을 밝히고 욕망의 진실에 접근하는 충동의 주체를 그림으로써 진리의 차원으로 고양된 예술품의 위치에 오른다. 형식적인 부분에서 볼 때, 실재계라는, 주체마다 고유하게 나타나는 정신세계를 펼치는 과정에서 그의 작품에는 기존의 관습과 전통을 쇄신하는 실험적인 연극 기법들이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즉, 실재계적인 요소로 인해 손드하임 뮤지컬은 작품성과 예술성, 창조성을 지니며, 동시에 현대 연극적 면모를 보이면서 뮤지컬을 넘어 더 넓은 연극적 성취를 이루고 있음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창조성을 지닌 진정한 예술작품은 관객에게도 마찬가지의 창조성과 변화를 요구하므로 그러한 작품과 마주하는 일은 쉽지 않을 수 있다. 손드하임의 작품도 그러하다. 그러나 손드하임의 뮤지컬을 통해 실재계를 경험한 관객은 상징계 안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그것이 바로 예술작품을 통해 일상으로 확장시킬 수 있는 창조성의 경험이자 새로운 삶에 대한 가능성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URI
https://repository.hanyang.ac.kr/handle/20.500.11754/132662http://hanyang.dcollection.net/common/orgView/200000422504
Appears in Collections:
GRADUATE SCHOOL[S](대학원) > THEATER & FILM(연극영화학과) > Theses (Ph.D.)
Files in This Item:
There are no files associated with this item.
Export
RIS (EndNote)
XLS (Excel)
XML


qrcode

Items in DSpace are protected by copyright, with all rights reserved, unless otherwise indicated.

BROW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