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발병 치매 아내를 돌보는 남편의 경험

Abstract

최근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가장 빠른 고령화로 인해 노인 인구의 급증과 치매 유병률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더욱이 최근 들어 30~50대의 젊은 층에서도 치매 환자가 급증하고 있어 조기 발병 치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치매는 대표적인 만성 퇴행성 질환으로 환자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들에게 심각한 수준의 심리․신체 및 경제적 부양 부담을 초래한다. 특히 조기 발병 치매의 경우 남편 부양자들은 아직도 고용현장에서 생산적으로 일해야 할, 그리고 가족을 위해 가장으로서 일해야 할 사람들이 대부분으로 노인성 치매의 경우보다 훨씬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본 연구는 대상자들의 경험에 근거하여 귀납적으로 조기 발병 치매 환자의 부양 경험의 본질과 변수들을 도출하기 위하여 질적 연구방법 중의 하나인 근거이론 연구 방법을 실시하여 실체이론을 개발하였다. 본 연구의 참여자는 65세 이전에 치매를 진단받은 조기 발병 치매 아내를 1년 이상 돌본 경험이 있고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는 배우자 7명이었다. 연구자는 참여자의 동의를 얻어 심층면담을 통해 자료를 수집하였으며, 그 내용들은 모두 녹취하였다. Strauss와 Corbin (1998)이 제시한 근거이론 방법을 이용하여 분석하였으며, 분석 과정을 통해 102개의 개념, 36개의 하위범주, 15개의 범주들이 도출되었다. 이어서 유형분석과 과정분석이 이루어졌으며, 상황모형이 형성되었다. 조기 발병 치매 아내를 돌보는 남편의 경험 과정의 인과적 조건은 ‘알아채지 못함’이었고, 이로 인해 나타나는 현상은 ‘인정하고 싶지 않음’이었다. 이러한 현상의 맥락적 조건은 ‘발병이전의 상태’, ‘사회적 인식’, ‘부부 관계’였고, 중재적 조건은 ‘희망이 사라져감’, ‘지지체계’였다. 남편들은 ‘마음 비우기’, ‘현실 적응하기’, ‘가까스로 버팀’, ‘상황 헤쳐 나가기’의 작용/상호작용 전략을 통해 ‘희망을 찾고자 함’, ‘삶의 의미가 되어감’, ‘소진되어감’, ‘안타까움’의 결과를 가져오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조기 발병 치매 아내를 돌보는 남편들의 경험 과정은 ‘변화 인식하기’, ‘부정하기’, ‘노력하기’, ‘수용하기’의 4단계를 통해 진행되고 연속적으로 반복적인 패턴을 나타내었다. 조기 발병 치매 아내를 돌보는 남편들의 경험 과정의 핵심 범주는 ‘아내의 치매를 받아들여감’이며, 맥락적 조건과 중재적 조건을 중심으로 치매를 받아들여가는 유형을 분석한 결과 질병을 받아들임에 있어 부정적이기보다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문제 상황에 대해 적극적인 대처를 보이는 ‘적극 대처형’, 현재 상태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최선을 다해 현실에 적응해 가는 ‘순응형’, 돌봄의 한계와 소극적인 대처로 소진되어가는 ‘무기력형’의 3가지 유형으로 분류되었다. 조기 발병 치매 아내를 돌보는 남편의 경험은 개인-가족-사회문화적 차원에서 이루어진 작용/상호작용에 의한 상황적 조건이 형성되어 있었다. 이는 조기 발병 치매 환자를 돌봄에 있어 개인과 가족, 지역사회와 국가적 차원에서의 지원체계가 필요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본 연구를 통하여 조기 발병 치매 환자의 특성을 이해하고 돌봄 과정에 관한 이론적 토대를 마련하였고, 병의 조기 발견과 정확한 진단을 위해 조기 치매에 대한 전문적 교육과 적극적 홍보의 중요성을 제시하였다. 또한 본 연구는 조기 발병 치매의 특성을 고려한 특화된 프로그램의 개발과 간호전략수립 및 국가차원의 지원체계 구축에 좋은 토대가 될 것으로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