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분포, 최저임금에 대한 세 가지 에세이

Abstract

<에세이 1> 임금분산에 대한 노동조합의 효과

본 논문은 한국의 노동조합이 임금분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다음의 3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분석하였다. 첫째, 전체 임금분산을 사업체 간 임금분산과 사업체 내 임금분산으로 분해하고 이를 다시 노조부문과 비노조부문으로 나눈 후 이 중 어느 부분이 전체 임금분산 증가를 주도하였는지 살펴보았다. 둘째, 노조-비노조 간 임금분산 격차를 양 부문 간 인적자원 구성의 차이로 발생하는 부분과 인적자원 변수들의 파라메터 크기, 즉 임금구조의 차이로 발생하는 부분으로 분해하고 임금구조 차이로 인한 노동조합의 순효과를 계산하였다. 셋째, 관찰된 전체 임금분산에서 모든 근로자들이 비노조 사업체에서 근무한다고 가정할 때 예상되는 가상의 임금분산을 뺀 값을 계산함으로써 노동조합이 전체 임금분산에 미치는 효과의 크기를 추정하였다. 이상의 분석결과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 첫째, 사업체 내 임금분산이 사업체 간 임금분산보다 비중이 큰 것으로 나타났으며, 2000년대 이후의 임금분산 확대현상은 비노조부문에서 사업체 간 임금분산이 급격히 확대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되었다. 또한 노조부문의 사업체 간 임금분산이 연도별로 크게 변화하지 않는 점은 노조부문에서 연대임금정책이 작동하고 있는 강한 증거로 볼 수 있다. 둘째, 노동조합 조직률이 1990년대 초반을 정점으로 하락하고 있지만 노동조합은 인적자원변수들의 파라메터 조정을 통해 노조-비노조 간 임금분산 격차에 여전히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노동조합의 전체 임금분산 축소 효과도 1990년대 중반이후 뚜렷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노조부문 내 임금분산이 비노조부문 내 임금분산 보다 작기 때문에 발생한 전체 임금분산 축소효과가 노조-비노조 간 임금격차로 발생한 전체 임금분산 확대효과보다 크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었다.

<에세이 2> 시계열자료를 이용한 최저임금의 고용효과 분석

전통적인 신고전학파 경제학 이론에 따르면 최저임금의 설정은 외부효과(external effect)로 작용하여 노동의 초과공급이 발생하고 이에 따라 일자리가 감소된다. 반면 Card and Krueger(1994)를 비롯한 일련의 연구들은 최저임금이 고용에 영향을 미치지 않거나 오히려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여 신고전학파 경제학 이론을 지지하는 측과 논쟁을 지속하고 있다. 본 논문은 한국의 최저임금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시계열 자료를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시계열 자료는 횡단면 또는 패널 자료보다 자료의 신뢰성, 대표성, 표본량 등에서 우수하며, 최저임금의 고용효과에 대한 장기적 효과를 살펴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본 논문에서는 최저임금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그룹을 청년층 남성, 청년층 여성, 노년층 남성, 노년층 여성의 4개 그룹으로 나누어 최저임금 변화에 따른 고용효과를 분석하였다. 본 논문의 분석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최저임금이 10% 증가하면 고용률은 0.4~0.9%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저임금의 인상이 고용을 감소시킨다는 신고전학파 경쟁노동시장 이론을 지지하는 결과이며, 패널자료를 이용하여 한국의 최저임금의 고용효과를 다룬 일부 연구들과 상반되는 결과이다. 둘째, 최저임금인상에 대한 고용의 충격반응(impulse response) 분석 결과 최저임금인상은 고용에 미약하지만 꾸준한 음(-)의 효과를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고용감소효과가 청년층에서는 성별 차이가 미미하지만, 노년층은 남성보다 여성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노년층의 경우 여성이 남성보다 쉽게 해고 또는 다른 근로자로 대체된다는 것을 의미하며, 노년층 여성 최저임금 근로자에 대한 기업의 수요곡선이 남성보다 가격탄력적이라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최저임금에 대한 고용충격의 성별 격차를 줄이는 것이 위해서는 노년층 여성에 대해 보다 다양한 직종을 개발하여 직종 간 이동을 원활하게 하거나, 최저임금 인상으로 해고된 이들이 교육훈련 등을 통해 신속하게 노동시장에 재 진입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에세이 3> 최저임금 인상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 : I-O분석을 이용하여

본 논문은 한국의 최저임금이 생산물가격(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산업연관모형(input-output model)을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산업연관모형을 이용한 분석은 최저임금 인상과 같은 정책의 변화가 산업 간의 재화와 서비스의 흐름에 영향을 미치고 이어 최종적으로 경제 전체 혹은 특정 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을 단계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본 논문에서 최저임금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먼저 최저임금의 인상이 전체 임금에 미치는 기여도를 계산하고 이를 통해 산출된 전체 임금의 변화가 다시 산업연관분석을 통해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2단계의 경로로 분석된다. 분석결과 최저임금이 10% 인상되었을 때 전체 임금은 전 산업으로 기준으로 약 1% 정도 상승하며, 최저임금 10% 인상으로 인해 변화된 각 산업별 임금은 전체 물가를 약 0.2~0.4% 인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논문의 결과는 산업연관모형의 특성 상 최저임금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당기에 모두 발생하며 고용조정이나 이윤조정 없이 물가인상으로 완전 전가되는 상황 하의 효과, 즉 최저임금의 물가효과에 대한 최대치로 볼 수 있다. 최저임금의 인상은 특정 그룹, 즉 최저임금액 수급 혹은 주변의 저임금 근로자에게만 혜택을 주지만 이로 인해 물가가 상승한다면 이는 전 국민이 영향을 받게 되며 결과적으로 소비위축으로 인한 경기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정책당국은 최저임금 인상수준의 결정 시 저임금근로자의 생활수준 보장을 최우선 목표로 하되 이로 인한 물가상승으로 저임금 근로자의 실질임금 하락, 국민경제적인 소비위축 등의 반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하여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