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광업정책의 변화과정

Abstract

필리핀 광업은 1980년대 이전 세계 1위의 채광량을 기록하였으나 1980년대 이후 비우호적 개발환경 및 제도 부재로 인해 침체기를 겪었다. 1995년 100% 외국인 투자 허용을 포함한 광산법(Philippine Mining Act of 1995) 제정으로 광업 활성화 기반을 마련하였으나, 아시아 제정위기, 외국인 투자지분 100% 허용에 대한 위헌판결, 원주민보호법 제정 및 환경단체의 반대 등 복합적 요인으로 인해 많은 광산이 폐광하는 어려움을 경험하였다. 2003년 출범한 아로요(Arroyo) 정부는 광업 재활성화를 선언하고 광업 촉진을 위한 개발계획을 수립하였으며 2004년 말 대법원에서 100% 외국인 지분소유가 가능하다는 판결을 내려 제도적 장애요인을 해소하였다. 환경단체, 지역주민, 카톨릭 교구 및 반군의 개발반대 혹은 반대급부 요구 등 여전히 많은 장애요인이 존재하고 있으나, 방대한 광물자원이 미개발 상태로 남아있으며 광물수요 증가에 따른 가격상승을 고려하였을 때 필리핀 광업의 발전 가능성은 매우 크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광물자원 개발에 있어 외국인 투자자유화 확대와 정부 지원책을 포함한 광업활성화 프레임 제시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간 광산개발로 인한 환경오염 사고로 인하여 지역주민, 환경단체, 카톨릭 주교단을 아우르는 전국적인 반(反) 광산연대가 형성되었다. 주요 환경사고를 살펴보면 1996년 3월 마린두케섬에서 동(Copper)을 채광하던 Marcopper社의 독성 광산폐기물 유출사고로 인근 823 ha의 농경지가 파괴되고 섬의 서쪽 바다에도 영향을 미쳐 섬 주민 20,000여명의 생업인 어업이 중단되는 사태를 야기하였다. 2005년 10월에는 라푸라푸섬에서 금, 동을 채광하던 Lafayette社의 광산폐기물 유출로 주민들의 환경과 공중 보건에 대한 우려를 야기하였으며, 2006년 1월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의 국제무역에 관한 협약(CITES) 보호목록과 필리핀 보호 야생동물 리스트에 등재된 피그미 암고래(Pigmy sperm whale)의 사체가 라푸라푸섬에서 발견되면서 국제적인 환경단체인 그린피스 동남아시아의 강도 높은 비판과 함께 라푸라푸 광산을 둘러싼 국민적 저항은 국제적 문제로 비화되기 시작하였다. 아로요 대통령은 결국 필리핀 카톨릭 주교회와 환경단체의 요구에 따라 소로곤(Sorogon)의 주교인 마스테스(Arturo M. Bastes)를 위원장으로 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게 되었다. 필리핀의 환경정책은 전통적인 ‘규제와 통제’ 접근방식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독립이후 자원개발이 활발해지면서 천연자원 관리에 대한 규제체제가 확립되기 시작하였다. 환경보전을 위한 기본법으로 1964년 오염관리법을 제정하고, 1978년에는 대통령령 1586호에 의해 환경영향평가시스템을 규정하는 등 제도상으로 환경규제에 대한 체계적인 법적 체제는 구축하였으나 역사적으로 시행체계가 약하기 때문에 환경규제에 대한 광업계의 순응은 매우 미약한 실정이다. 그러나, 최근 국민의 환경인식 수준의 향상과 더불어 필리핀 정부는 환경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정책 및 프로그램을 개선하고 있으며, Aquino 정권은 중기개발계획(2011~2016)을 수립하고 휴․폐광산에 대한 광해실태조사 및 복원을 국가정책으로 지정하고 추진하는 등 지속가능한 광산개발을 위한 구체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