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금산조의 시기별 전개양상과 음악적 특징

Abstract

본 연구는 해금산조의 형성과정과 전개양상에 따른 음악적 특징을 연구한 것으로, 해금산조를 형성시기별로 구분하여 음악적 구조와 특징을 분석한 결과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해금산조는 1930년대에 지용구와 김덕진을 효시로 1960년대에 지영희류와 한범수류, 1980년대에 서용석류와 김영재류가 형성되었다. 1930년대 해금가락은 봉장취의 특성인 새소리선율이 나타나고 연주형태에서도 차이가 나타나는 등 현행산조와 달리 형식이 자유롭기 때문에 산조라고 볼 수는 없었다. 1960년대 해금산조는 산조로서의 정형성과 틀을 갖추어 발전한 음악으로, 지영희와 한범수는 자신의 음악세계와 지역적 특성에서 오는 음악적 특징 등을 내세워 새로운 유파를 완성하였다. 1980년대 해금산조는 교육을 통해 산조를 배웠기 때문에 구조적이고 체계적인 방법으로 산조를 구성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서용석은 주전공이 아닌 악기의 산조 한바탕을 구음으로 완성하였고, 김영재는 해금과 거문고뿐만 아니라 작곡 능력을 모두 활용하여 산조를 완성하였다. 해금산조는 다른 악기의 산조처럼 스승으로부터 전승되는 뚜렷한 계보를 지니지 않으며, 네 유파의 해금산조가 각각의 존재감이 선명하면서도 경기지역과 남도지역, 해금연주자와 대금연주자로 뚜렷이 구분되는 점을 특징적으로 볼 수 있었다. 해금산조의 장단구성을 살펴본 결과, 1930년대는 중모리를 포함하며 시나위나 봉장취와 차별성을 가지게 된 해금가락이었으나, 1960년대에 진양조· 중모리· 중중모리· 자진모리의 기본 장단구성을 갖추고 굿거리 장단을 추가하며 산조의 형식을 완성하였다. 그리고 1980년대에 엇모리와 단모리 장단을 포함하는 새로운 산조가 추가되며 장단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양적으로도 증가하였음을 알 수 있었다. 리듬구조는 진양조와 중모리의 경우 기본형보다 변형의 종류와 총장단수가 증가하였고, 중중모리·굿거리·자진모리는 기본형과 변형의 리듬구조가 각 시기별로 유사하게 나타났다. 1980년대에 이르러 더욱 빠른 장단인 엇모리와 단모리가 추가됨으로 인해, 리듬분할이 더욱 세분화되고 리듬구조를 통한 선율의 다양화가 시도되었다고 볼 수 있다. 악조와 구성음을 살펴본 결과, 해금산조의 발생기인 1930년대는 악조와 주음의 구성이 단조로웠으며 1960년대 이후는 각 유파가 완성되면서 악조와 주음의 구성이 다양해졌다. 이로 인해 이조와 전조를 활용한 선율진행이 두드러짐을 알 수 있었고, 특히 1980년대는 운지이동으로 음역을 넓게 활용하며 악조와 주음의 변화를 토대로 선율을 진행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운지이동에 따른 음역활용에 대해 살펴본 결과, 단일한 조와 선법으로 구성된 지용구 해금가락에 비해 김덕진 해금가락이 전조의 사용으로 선율의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었다. 지영희류 해금산조는 다양한 조와 선법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주음과 운지를 함께 이동하여 구성음과 시김새에 변화를 주었고, 한범수류 해금산조는 운지이동 없이 이조와 주음의 변화를 나타내는 안정적인 선율진행으로 음악적 표현에 집중하고 있었다. 서용석류 해금산조는 운지이동 없는 전조와 선법의 활용으로 구성음과 시김새의 다양성을 표현하였다. 김영재류 해금산조는 다양한 선법과 주음의 이동이 특징적으로 나타났고 운지이동으로 음역을 폭넓고 고르게 사용하고 있었다. 기본장단에 의한 리듬구조와 선율진행에 따른 다양한 리듬구조의 변형, 그리고 다양한 조와 주음의 활용은 해금산조를 더욱 다채롭고 화려하게 하는 밑거름이 되었으며, 더불어 장단과 선율의 양적인 발전만이 아닌 질적인 발전도 함께 이루었음을 알 수 있었다. 이상으로 각 시기별 해금산조의 전개양상과 음악적 특징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해금산조의 창작은 악기의 특성 및 연주법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와 새로운 음악에 대한 창조의 욕구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