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선택활동시간에 일어나는 놀이규칙에 대한 문화기술적 연구

Abstract

본 연구는 만 5세 유아들의 자유선택활동시간에 일어나는 놀이규칙의 유형, 놀이규칙을 위반했을 때 또래의 반응, 그리고 놀이규칙의 기능을 알아보는데 목적이 있다. 유아교육기관에서 나타나는 많은 놀이규칙들은 유아 내면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성인에 의해 주어진 것으로 유아에게는 외현적인 놀이규칙들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일반적으로 준수해야 하는 외현적인 놀이규칙뿐 아니라 유아들이 놀이를 하면서 만들어가는 놀이규칙의 필요성을 문화기술적 연구방법을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연구문제를 설정하였다.

1. 자유선택활동시간에 나타나는 놀이규칙의 유형은 무엇인가?

2. 놀이규칙을 위반 했을 때 또래의 반응은 어떠한가?

3. 자유선택활동시간에 나타나는 놀이규칙의 기능은 무엇인가?

본 연구는 서울시 Y구에 위치한 바라어린이집 만 5세반인 바닐라반에서 이루어졌으며, 바닐라반은 18명의 유아와 교사 1명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연구기간은 2014년 4월 16일부터 2014년 8월 13일까지로, 자료 수집은 동영상 촬영 및 보이스 녹음을 통해 27회 참여관찰, 교사와의 심층면담 2회, 유아와의 심층면담 3회를 하였고, 연구에 필요한 문서는 어린이집에 양해를 구해 수집하였다. 본 연구자는 현장약기와 녹화 및 녹음 내용으로 현장기록과 면담 전사본을 작성하였고, 전사가 끝난 후엔 간략한 현장일지와 연구일기를 작성하였다. 이렇게 모여진 자료를 토대로 정렬하고 범주화하는 과정을 통해 자료 분석과 해석이 이루어졌다.

본 연구의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바닐라반의 자유선택활동시간에 나타나는 놀이규칙유형을 살펴본 결과 ‘암묵적인 놀이규칙’, ‘일상적 경험에 의한 놀이규칙’, ‘소중한 나를 위한 놀이규칙’, ‘놀잇감 사용에 관한 놀이규칙’으로 나타났다. ‘암묵적인 놀이규칙’은 바닐라반에서 기존에 존재하고 있던 외현적인 놀이규칙으로 유아들이 많이 익숙해져있었다. ‘일상적 경험에 의한 놀이규칙’은 유아들이 생활을 통해 경험한 사회적 규칙이 유아들의 놀이에 자연스럽게 묻어온 놀이규칙이다. ‘소중한 나를 위한 놀이규칙’은 바닐라반 유아들은 전조작기시기에 있기 때문에 친구보단 나에게 중점을 두어 나만의 공간을 만들어 놀이하는 놀이규칙이며, ‘놀잇감 사용에 관한 놀이규칙’은 유아들이 놀잇감의 용도를 다양하게 변형하여 놀이를 더욱 풍부하게 만드는 놀이규칙이다.

둘째, 유아들이 놀이규칙위반 시 또래의 반응을 살펴본 결과 타인의 힘을 빌리거나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으로 유아들은 갈등을 해결하고 있었다. 타인의 힘을 빌릴 때는 갈등상황에 있는 유아보단 제 3자의 입장에 있는 유아들이 개입하여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였으나 직설적으로 표현할 때는 놀이규칙을 위반하는 또래가 자신의 놀이에 직접적인 영향이 있을 때였다.

셋째, 바닐라반 유아들에게 놀이규칙이 주는 기능(機能)을 살펴본 결과 암묵적인 놀이규칙이 유아들에게 긍정적인 효과로 작용하는 순기능과 교사나 성인이 의도했던 놀이규칙과는 반대로 유아 스스로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변형하기도 하는 역기능이 존재하고 있었다. 이는 유아들이 놀이규칙을 적절하게 사용하는 법을 알고 있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

본 연구는 문화기술적 연구방법을 통해 교사가 일방적으로 전달해주는 암묵적인 놀이규칙 뿐만 아니라 유아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놀이규칙에 대해 더욱 초점을 두어 놀이규칙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도모하고 교육적인 시사점을 제시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유아들의 생각에 대하여 깊이 있게 탐색하지 못했다는 한계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