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건축회 발행 『建築資料型錄』에 관한 연구

Abstract

본 연구에서는 1938년에 조선건축회에서 발행한 『建築資料型錄(건축자료형록)』을 대상으로 1930년대 전후 건축자재산업에 대하여 고찰하였다. ‘型錄(형록)’은 카탈로그(Catalogue)의 일본어 번역으로, 건축재료 목록집이라고 말할 수 있다. 형록에 실리는 내용은 판매점으로부터 출품을 받은 것이기 때문에 상품 광고의 의미가 크지만 재료의 시공법과 성분을 자세히 기술하면서 상세도면과 사진을 첨부하고 있어 근대건축사 연구에 풍부한 사료가 된다. 형록은 1930년 당시 조선인들에게는 생소한 개념이었으나 상업술의 한 방편으로 점차 널리 활용되었다. 조선건축회는 사무실 소재지인 황금정 2정목(현 을지로) 일본생명빌딩 2층에 ‘건축재료진열장’을 설치하여 다양한 건축자재를 전시해놓고 건축 관계자들이 방문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建築資料型錄(건축자료형록)』을 발행하여 무료로 배포하여 원거리에 있는 지방 관계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건축자료형록에는 총 48개 업체에서 취급하는 건축재료에 대한 설명과 사진, 도면이 실려 있고 상점과 해외지점 주소가 기재되어 있다. 품목에는 시멘트가공품, 목재, 도료, 가구, 도기, 기계설비 등 다양한 종류가 있으며 방수제와 내·외장재 종류가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다. 회사들은 대부분 도쿄, 오사카 같은 일본의 대도시에 본사를 위치시키며 해외에 지점을 운영했다. 해외 지점 소재 범위를 확인해 보면, 중일전쟁 이후 일본의 영향권에 있었던 중국 일부지역과 그 전부터 식민화된 대만과 조선에 한정되는 것을 알 수 있다. 해외 유통망이 없는 상점들은 대리점계약을 통해 진출하기도 하였는데 경성에는 대표적으로 석전건축재료점(石田建築材料店), 키이상점(キイ商店), 호택상점(戶澤商店), 동구상회(東口商會), 환삼상점 건재부(丸三商店建材部)가 있었다. 형록에서 자재를 설명하는 내용을 살펴보면 제품의 근대성, 보편성을 특히 부각시키고 있다. 그리고 1923년 관동대지진 이후, 도시를 복구하는 과정에서 재료의 연구개발에 집중한 결과 내진·내화·방수성능을 강화한 다양한 건축재료가 출현하였다는 내용을 강조하고 있다. 이렇게 해서 개발된 건축재료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진열장을 운영하고 박람회를 개최하기도 하였으며 이렇게 모인 자료는 ‘형록’이라는 매체로 출판되어 관계자들에게 배포되었다. 경성에서 건축자재상점이 많은 지역은 황금정, 남대문통, 고시정, 강기정이 있었다. 황금정 일대는 일제강점 이후 조성된 상업중심가로였기 때문에 상업 활동에 유리했다. 고시정, 강기정은 경성역에서 용산역으로 이어지는 철도선로를 따라 위치하는 지역이다. 이 지역은 공장지대도 많고 인근의 한강통에는 토목․건축청부업체도 다수 위치했기 때문에 건축재료를 판매하는 데에 많은 장점이 있는 지역이었다. 이상과 같이, 본 연구에서는 건축자료형록을 통해서 1930년대 전후에 동북아시아 일대에서 유통되었던 건축재료의 종류와 특징, 판매지역, 관련회사에 대해서 고찰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