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젠더 갈등의 프레이밍 연구

Abstract

2016년 국무회의에서 정부는 불법 촬영 범죄 관련 <디지털성범죄 피해 종합대책>을 발표하며 변형 카메라로 벌어지는 불법 촬영의 탐지 및 적발 강화, 불법 촬영물 유통 차단, 그리고 유포자 강력 처벌 대책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범죄율은 매년 증가하는 반면 기소율은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촉발된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는 과거 여성 피해자와 남성 가해자에 보인 미온적 판결과 ‘홍대 누드모델 불법 촬영’의 판결 차이에서 나타난 ‘이중 잣대’에 대한 불만으로 시작되었다. 시위는 약 8개월 동안, 여섯 차례를 거치며 심화된 젠더 갈등의 양상을 보여주었다. 본 연구는 먼저 ‘홍대 누드모델 불법 촬영’ 판결이 가해자의 성별과 무관하게 이루어진 것인지 확인하고자 디지털 성범죄의 정의와 판례를 살펴보았으며 불법 촬영에서 점화된 ‘혜화역 시위’가 왜 ‘젠더 갈등’으로 전개되었는지를 확인하였다. 또한 혜화역 시위의 중요 논점인 젠더 갈등 이슈를 놓고 사회 갈등을 중재해야 하는 언론이 갈등을 어떠한 방식으로 프레이밍 하여 문제의 원인과 대책을 진단하고 있는지 심층적으로 분석해보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2018년 5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주요 일간지인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한겨레>, <경향신문>을 통하여 보도 프레임을 분석하였다. 연구 결과,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스트레이트 기사와 사건중심적 프레임을 주로 사용하여 해당 사건의 피상적 사실만을 전달하고 있었다. 또한 내용프레임에서는 비규범적 프레임을 사용하여 여성들이 디지털 성범죄에 표출한 분노를 부정적으로 표현함으로써 기존 남성 중심적 체계 및 질서를 체계적으로 옹호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반면 <중앙일보>는 혜화역 시위를 성별 간 갈등을 심화시키고 부도덕적인 것으로 묘사한 점에서 타 보수지와 동일하나, 시위 발생 원인을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미흡한 정책을 펼치고 있는 우리 사회에 대한 비판으로 풀어내며 비교적 본질에 다가간 모습을 보였다. 또한 다양한 보도 유형을 활용하고, 여성 기고자의 비율을 높이는 등 그동안 큰 관심을 두지 않았던 젠더 이슈 분야에서의 취재 역량을 강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한겨레>와 <경향신문>은 다양한 보도 유형을 보였으며 형식 프레임에 있어 대부분 주제중심적 프레임을 사용하였다. 내용 프레임에서는 정책 비판 프레임과 근본 대책 프레임을 주로 사용하여 혜화역 시위의 발생 원인을 정책의 문제로 보았다. 또한 타 언론사와 달리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하고자 했음을 파악할 수 있었다. 사건의 본질과 원인을 파악하여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한 두 진보지의 논조는 보수지의 <조선일보>, <동아일보>와는 차이점을 보이며 젠더 이슈를 단순히 남녀 간의 갈등으로 소비하는 보도 행태에서 벗어나 성 평등 사회를 위한 담론을 적극적으로 펼치고자 하는 모습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