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전후 애니메이션 역사에서 제2차 애니메이션붐을 촉발시킨 ˂신세기 에반게리온˃은 오타쿠 감독이 만든 그야말로 오타쿠적인 애니메이션임에도 불구하고 이후 이른바 ‘에바 신드롬’이라 칭해진 광범위한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면서 지금까지도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본고의 목적은 ˂신세기 에반게리온˃ 캐릭터들의 ‘정신분열적 의사소통 양식’이라든가 주체의 부재 표상이 애바 붐 혹은 에바 신드롬을 일으킨 중요한 요인이라고 보면서, 정신분석학적, 종교적, 일본문화론적 관점에 입각하여 “성장하지 않으면서도 성장을 꿈꾸는 반(半)주체의 이야기”로서 ˂신세기 에반게리온˃에 대한 재해석을 시도하는 데에 있다. 이때 특히 라캉적 개념과 ‘아마에’(甘え) 및 ‘모노노아와레’(物哀れ) 등의 일본문화코드를 참조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