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한·중 양국의 수교를 맺음에 따라 한·중의 문학 교류도 본격적으로 시작하였다. 그러나 양국 문학 비교 연구의 중심은 고전 문학에 집중되어 있으며, 현대 문학 비교 연구는 크게 성과를 이루었다고 보기 어렵다. 이 중에서도 남성 작가의 작품 비교 연구의 비율은 크게 차지되어 있으나 여성 작가를 중심으로 한 비교 연구는 많지 않다.
1930년대는 한국과 중국의 문단에 여성 작가들이 활동하여 작품의 꽃을 피우는 시기이다. 그 중에서 한국 여성 작가 강경애와 중국 여성 작가 샤오홍은 양국의 문단에 발자취를 남긴 대표적인 작가이다. 그들의 작품은 문학사에 상당한 영향력을 끼치며, 여성의 시점에서 사회의 문제점과 여성의 문제점을 검토할 수 있는 새로운 문을 열어준다.
강경애와 샤오홍은 비록 다른 나라에서 살았지만 서로의 유사점은 놀라올 정도로 많다. 첫째는, 강경애와 샤오홍은 한국과 중국의 문단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 작가로서 모두 1930년대에 등단하여 한 십년간에 풍성한 작품 성과를 남긴다. 둘째는, 강경애와 샤오홍은 출신이 다르지만 두 작가가 다 궁핍한 삶을 했고 불행한 가정 생활을 겪으면서 심신에 상처를 받고 결국 젊은 나이에 요절하였다. 이러한 고통스로운 경력이 있어서 두 작가가 누구보다 더 궁핍하고 불행한 하층민을 이해할 수 있다. 셋째는, 강경애의 작품 창작시기는 1931년에서 1939년까지다. 1931년은 강경애는 남편과 결혼하고 중국 동북방의 도시인 간도- 용정으로 이주하였고 그 이후로 간혹 한국으로 왕래 하였지만 거의 10년간을 이 곳에 거주하였다. 샤오홍은 1911년에 중국 동북방의 흑룡강성 후란현에 태어나 1934년에 청도로 떠나기 전에 샤오홍은 북방에서 어린시절과 청년시절을 보냈다. 이렇게 보면 강경애와 샤오홍은 국적이 달라도 모두 같은 창작의 공간을 지냈다. 이점에도 두 작가는 비슷한 작품의 성향을 가진 이유가 될 수 밖에 없다.
이렇게 많은 유사점을 지닌 두 작가는 각자의 나라에서 이름이 알려졌지만 아쉽게도 상대 나라에서 아직 낯선 편이다. 따라서 두 작가에 대해 더 깊게 이해할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본고는 여성 작가 강경애와 샤오홍의 대표적인 작품 『인간문제』와 『생사의 마당』을 통해 두 작가의 작품 세계에서 드러낸 여성문제가 무엇인지와 계급문제가 무엇인지를 고찰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