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동방협회의 조선사정 조사활동과 조선인식

Abstract

이 글은 19세기 말 일본의 대외침략이 본격화할 때 동방협회가 조선을 대륙침략의 교두보로 만들기 위해 조선에 대한 사정 조사와 연구를 통해 조선 문제를 어떻게 인식했는지 밝히는데 목적이 있다. 동방협회는 조선만이 아니라 동북·동남아시아, 오스트레일리아, 남양까지도 관심을 갖고 이 지역들을 조사 연구했다. 여기서 동방협회에 주목하는 것은 일본내에서 영향력이 있는 정·관계, 군인, 민간 지식인 등을 망라하여 조선 문제에 관심을 표명하고 있었으며 근대 일본인의 조선인식 형성에 영향을 미친 아시아주의 단체이기 때문이다. 동방협회는 청·한을 열강의 간섭으로부터 배제시키기 위해 일본의 적극적 팽창정책이 필요하다고 보고 협회가 주도적으로 이 역할을 담당할 것을 표방하였다. 협회가 존속하는 20여 년간 청일전쟁, 러일전쟁, 한국 병합 등 중요한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일본의 대외정책이 팽창정책으로 가는데 영향력을 행사하였다. 회원 중에는 통감과 총독, 총독부 관료, 고문과 주한공사 등 조선의 정치 외교와 깊이 관련되어 영향력을 행사한 인물들이 있었다. 협회의 주요활동은 강담회, 시찰원 파견과 조사, 교육사업 확장, 지나 조사회 결성, 출판사업, 외교현안 건의 등이 있다. 협회의 조사활동은 다음과 같다. 첫째, 군인의 정탐조사. 일본군의 한반도 상륙과 전쟁수행을 대비하여 주요 항만을 조사하였다. 협회가 주목한 곳은 진해만, 마산포, 영흥만, 인천항이었다. 둘째, 외교관과 언론인의 조사. 청국과 러시아가 주시하고 있는 조선의 전도를 우려하고, 조선인의 생활 상태, 조선의 미곡수확과 상업에 주목하였다. 셋째, 상업조사. 개항장과 내지에 침투한 중국 상권, 청일전쟁 이후의 무역정보, 부산항, 농업개량, 조선시장의 공략방법에 주목하였다. 넷째, 지질조사. 청일전쟁을 치루기 위해 조선의 광물, 지질을 조사하고, 진해만, 거제도, 두만강, 압록강, 간도지역을 주목하였다. 동방협회 회원들의 조선인식은 첫째, 일본은 중국의 조선속방론이 잘못된 것이기 때문에 조선을 보호하여 동양의 맹주 역할을 해야 한다. 둘째, 조선은 지정학적으로 일본에 중요하기 때문에 러시아의 남하를 경계해야 한다. 셋째, 러일전쟁이후 조선경영을 추진하고 만주지방으로 침입하여 경영한다. 만한지방의 교통기관을 연결하여 일본 동북의 발달을 촉진시켜야 한다고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