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 환유 표현에 대한 문학교육적 연구

Abstract

현대시의 환유적 경향은 최근 새롭게 나타난 문제적인 문학 현상이다. 그러나 문학교육에서는 과거의 시학인 은유를 중심으로 현대시에 대한 담론을 형성하고 있음으로써 교육의 실제성과 다원성의 측면에서 내적 성찰을 요구한다. 이에 본 연구는 환유의 주요 연구사를 검토하여 그 개념을 정립하고, 현대시에 나타나는 환유 표현의 양상과 효과를 분석함으로써 현대시 환유 표현의 교육의 의의와 방향을 제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환유는 고전수사학으로부터 그 개념이 제시되고 발전해 오면서 현대수사학, 언어학, 문학, 기호학, 정신분석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거론되어 왔다. 그러나 이를 요약하면 환유의 표현 원리를 한 대상에 대한 다른 대상의 ‘대체’로 보는 관점과, 한 대상으로부터의 연상에 따른 다른 대상의 ‘결합’으로 보는 관점으로 나눌 수 있었다. 현대시에서 이들 환유가 나타날 때 공통적으로 두 가지 기능이 있는바, 이를 ‘의미 구성’과 ‘의미 해체’로 나누었다. 이에 한국 현대시에 나타난 환유 표현의 양상을 대체 환유 표현과 결합 환유 표현으로 나누고, 그 기능을 각각 의미 구성과 의미 해체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한국 현대시의 환유 표현의 양상을 살펴본 결과, 대체 환유 표현의 경우 대체 관계에 있는 두 대상의 인접성을 통해 사회·문화적 맥락을 드러내는 ‘지시적 환유’와 대체된 보조관념들이 원관념에 대한 참조점으로 기능함으로써 원관념의 분절적인 모습들을 드러내는 ‘참조적 환유’의 양상이 나타났다. 또한 결합 환유의 경우 현실에서의 시간적·공간적 인접성을 바탕으로 대상들을 나열함으로써 관념적 의미를 배제하고 이미지를 전면에 나타내는 ‘관습적 구성’과 통사적 해체와 이미지의 환상성을 통해 혼란된 인접성에 따라 기호를 결합하는 ‘창조적 해체’의 양상이 나타났다. 한국 현대시에서 환유 표현이 다수 나타남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문학교육에서 환유 표현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은 이유는 첫째, 문학교육의 논리에 따르면 현대시는 은유 중심적 장르이기 때문에 환유는 부차적인 비유법일 수밖에 없으며, 둘째, 환유의 개념이 문학교육적 관점에서 체계적으로 검토되지 않았으며, 마지막으로, 환유 표현이 난해하고 그 양상 또한 다양하여 구체적인 시에 적용되기 어려운 관계로 지식적인 차원에서만 다루어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환유 개념의 재개념화와 환유 표현에 대한 다층적 접근을 그 개선 방안으로 제안하여 교육적 가능성을 제시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환유의 문학교육적 의의를 밝혔다. 본 연구는 지금까지 문학교육에서 시의 중심적인 표현 원리로 다루어진 은유에 비해 미약하게 다루어졌던 환유의 개념을 문학교육의 관점에서 포괄적으로 논의함으로써 현대시 환유 표현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 의의가 있다. 혼란스럽게 사용되던 환유 개념을 두 가지로 정리하고 구체적인 시 작품에 적용하였으며, 이를 교육 내용으로 도입할 기반 마련을 위하여 환유의 의미 구성 및 해체 양상을 구체적으로 예시하고 위계화하였다. 이때 지금까지 문학교육에서 주로 다루어진 비유 이론에서의 환유뿐만 아니라 야콥슨의 담화 이론을 검토하여 이론화를 시도한 점도 의의로 삼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