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보고 품질과 조세회피가 투자효율성에 미치는 영향

Abstract

Modigliani and Miller(1958)는 완전한 금융시장에서 법인세 효과가 없다면 기업 투자의 결정요인은 투자기회 뿐이며 금융요인은 투자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주장을 했지만, 정보비대칭으로 인한 역선택과 경영자 사적이익 추구에 따른 도덕적 해이 문제로 인해 자본시장이 불완전하게 되고 기업들은 현금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한다(Stein 2003). 금융시장의 불완전성으로 내부 자원에 대한 의존도가 증가하고 경영자는 영업에서 발생하는 현금 흐름 이외의 투자 자금 조달 방법을 모색한다. 조세회피가 증가하면 기업의 세후 현금 흐름이 증가하므로 투자 가능한 내부 자원이 증가한다. 따라서 조세회피는 기업이 내부 자원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에서 기업의 투자 수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조세회피를 통해 얻은 현금 절감액은 잠재적인 자금 원천으로 기업에 이익이 될 것으로 기대할 수는 있지만 경영자가 사적이익 추구를 위해 복잡한 세금 속성을 이용하면 도덕적 해이로 인한 대리인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Desai and Dhalmapala 2009). 본 연구는 조세회피가 투자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지 검증하고 재무보고 품질이 조세회피와 투자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지 검증하였다. 실증분석 결과, 첫째, 조세회피가 투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표본을 Chen et al.(2011)에 따라 과잉투자 집단과 과소투자 집단으로 구분하여 분석한 결과, 과잉투자 집단에서 조세회피가 증가할수록 과잉투자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조세회피로 인한 기업의 불투명성과 추가적인 현금흐름을 이용하여 경영자의 사적이익 추구를 위해 조세회피가 과잉투자에 사용되는 것을 의미한다. 과소투자 집단에서 조세회피가 투자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한 결과 유의한 관련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둘째, 과잉투자 집단에서 재무보고 품질이 높을수록 조세회피가 투자에 미치는 영향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재무보고 품질이 우수할수록 이사회 등 감독기구의 감시효과가 증가하여 조세회피에 대한 경영자의 사적이익 추구 행위가 감소하여 과잉투자가 완화된 결과로 해석된다. 위의 결론들을 종합해 볼 때, 조세회피가 투자에 미치는 영향이 과소투자 집단에서 역선택에 의한 자본 할당이 완화되어 나타난 결과가 아니라 과잉투자 집단에서 경영자의 사적이익 추구로 인한 도덕적 해이 문제로 발생한 것임을 알 수 있다. 본 연구의 공험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조세회피 이론은 조세회피를 통한 세금절감액으로 인해 기업가치가 증가한다는 전통적인 관점과 Desai and Dharmapala(2006)의 연구 이후 대리인 비용으로 인해 기업가치가 하락한다는 대리인 관점에 바탕을 둔 연구들이 있는데 조세회피와 투자의 관계를 분석하여 이를 검증하였다. 분석 결과, 조세회피가 경영자의 사적이익 추구 수단으로 사용되어 투자가 증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도덕적 해이에 따른 대리인 관점을 지지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결과는 강정연과 고종권(2014)와 김진수와 고종권(2016)의 연구에서 조세회피가 기업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를 뒷받침하는 연구결과이다. 둘째, 재무보고 품질이 조세회피가 투자에 미치는 경영자의 도덕적 해이를 감소시킬 수 있는 중요한 결정요인임을 제시하였다. 재무보고 품질이 높아져서 회계투명성이 향상된다면 이사회 등 내부 감독기관과 외부 이해관계자의 감시‧감독 기능이 향상되어 경영자의 사적이익 추구에 따른 비효율적인 의사결정을 억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따라서 회계투명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제도적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