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분자량 헤파린으로 호전된 난치성 울혈반모양혈관병증

Abstract

울혈반모양혈관병증(livedoid vasculopathy)은 궤양성 병변이 하지에 호발하고 호전되면서 백색위축(atrophie blanche)을 남기는 특징을 가진 피부질환으로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며 만성적인 경과를 보인다1. 병인은 정확히 밝혀져 있지 않으나 조직학적 소견에 근거하여 혈액응고계 이상이나 기저질환에 의한 혈관손상 때문에 발생되는 것으로 추정된다2. 표준적인 치료법은 정립되지 않았으나 일반적으로 혈관확장제, pentoxifylline 그리고 항혈소판제나 항응고제 등이 사용된다3. 37세 여자환자가 4년 전부터 발생한 양 하지의홍반성 그물반 및 동통을 동반한 다수의 재발성 궤양을 주소로 내원하였다. 피부 소견으로 양측 발목의 내측 복사뼈 부분에 가피와 삼출을 동반한 다수의 궤양이 관찰되었다(Fig. 1A). 조직검사 상 진피 내 혈관주변의 염증세포 침윤이 다수 관찰되었고, 고배율에서 혈관 내벽의 비후 및 유리질 혈전, 피브린성 괴사 소견을 보였다(Fig. 2). 혈액응고 및 자가항체를 포함한 혈액검사 상 이상소견을 보이지 않았다. 2년 간 하루 pentoxifylline 800 mg, aspirin 200 mg,dipyridamole 150 mg을 복용하였으나 임상적 호전이 관찰되지 않아 저분자량 헤파린(enoxaparin sodium)을 1 mg/kg용량으로 매일 피하 주사하였다. 자가 주사하는 방법을 교육하여 지속적인 치료를 유지하였고, 2주 후부터 병변의 호전을 보였으며, 8주 후에는 궤양이 백색위축을 남기고 치유되었다(Fig. 1B). 환자는 16주 간의 추적 관찰 동안 재발이나 악화소견을 보이지 않았다. 저분자량 헤파린은 혈중 활성도를 예측할 수 있어 혈액응고 검사가 필요하지 않으며 생체 이용률이 85% 정도로 높아 하루 1-2회의 피하주사만으로 심부정맥 혈전증의 치료에 이용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4. 저분자량 헤파린이 울혈반모양혈관병증의 병인으로 추정되는 혈액응고계 이상을 교정하여 치료 효과가 있음은 보고되었으나 용량이 확립되지 않았고, 매일 피하주사 해야 하는 어려움 때문에 실제로 많이 사용되지않아 효과에 대한 보고가 드물며 국내 보고는 없었다2. Hairston 등5은 1 mg/kg 용량으로 매일 2회 피하 주사하여 호전된 증례를 보고하였는데, 본 증례에서는 동일 약제의 투여 횟수를 1회로 줄였고 임상적 호전과 함께 환자 순응도를 높일 수 있었다. 이에 저자들은 저분자량 헤파린 하루 1회 피하주사로 순응도를 높이면서 뚜렷한 치료 효과를 보인 증례를 경험하여 종래의 치료에 저항하는 울혈반모양혈관병증의 치료에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음을 보고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