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 Op.61 : 프랑스 바이올린 악파의 영향을 뛰어넘은 독자성

Abstract

베토벤이 남긴 유일한 《바이올린 협주곡 Op. 61》은 고전시기의 하이든이나 모차르트의 협주곡, 그리고 이후 19세기의 비르투오소 협주곡들과도 다른 특성을 보인다. 화려한 음형과 어려운 테크닉으로 치장한 협주곡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연주자에게 어려움을 안겨주는 대곡으로 평가된다. 본 논문은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의 그러한 특성에 대한 이유를 찾아보는 시도에서 출발하였다. 베토벤이 협주곡을 작곡할 당시 프랑스 바이올린 악파의 곡들을 참고하였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여러 문헌에서 지적하고 있기에 프랑스 악파와의 연관에서 실마리를 찾아보고자 했다. 비오티, 크로이처, 로데 등 당시 프랑스 바이올린 악파 구성원들의 협주곡과 베토벤 협주곡을 비교하여 펼친 옥타브 음형이나 셋잇단음표의 사용, 종지에서 몰아치는 악구 등 세부적인 요소에서 유사한 음형이나 기법을 구분해 내었다. 그러나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의 위대함으로 평가되는 요소들 즉 숭고함이나 오케스트라와의 관계, 주제 제시 등의 특성은 온전한 베토벤만의 독자성으로 볼 수 있었다. 또한 베토벤 협주곡의 가장 큰 특성을 만들어내는 레가토적인 요소는 프랑스 악파의 영향이라기보다는 당시 활의 변화로 인한 바이올린의 음색 변화를 잘 반영한 프랑스 악파와 베토벤이 함께 공유하는 요소로 파악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