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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문예영화에 나타난 소설의 매체 전환 양상

Title
1960년대 문예영화에 나타난 소설의 매체 전환 양상
Other Titles
A Study on the Media Transformation Aspect of 1960s Literary Films
Author
최은정
Alternative Author(s)
CHOI EUN JEONG
Advisor(s)
서경석
Issue Date
2023. 8
Publisher
한양대학교
Degree
Doctor
Abstract
이 연구는 1960년대 문예영화를 중심으로 매체 전환 양상에 주목하고자 한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대면한 전쟁과 분단은 그 당시 예술가들의 삶 전체를 왜곡시키는 고통 그 자체였다. 또한 그 당시 정부의 혹독한 검열 시스템은 전쟁과 분단의 상처에 대해 끊임없이 침묵을 강요해왔다. 이러한 제도적 · 심리적 억압 속에서 문예영화는 일종의 방어막이자 알레고리로서 기능한다. 본 연구는 1960년대에 문예영화 제작이 활발해진 것은 이러한 억압과 사회적 외상에 대처하기 위한 하나의 방식이라 판단하여 논의를 진행하고자 한다. Ⅱ장에서는 김승옥의 「무진기행」을 영화화한 <안개>(1967, 김수용)와 이어령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장군의 수염>(1968, 이성구), 그리고 이청준의 「병신과 머저리」를 영화화한 <시발점>(1969, 김수용)을 분석 대상으로 삼아 각각의 영화가 전쟁의 체험이나 기억을 어떻게 재현했는지를 분석한다. 이 세 작품은 직접적으로 전쟁 자체를 소재로 하고 있지는 않지만, 등장인물이 저마다 전쟁의 기억을 갖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물론 이 기억들은 혹독한 검열 때문에, 영화에서 아주 짧게 소환되거나 한국전쟁 자체를 삭제하는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무언가를 숨기려는 행위 그 자체를 분석하여, 새로운 의미를 도출할 필요가 있다. 1960년대 중후반에 탄생한 모더니즘 계열의 문예영화에서 나타난 다양한 형식의 실험은 이러한 맥락과 무관하지 않다. 영화 속에서 짧게 등장하는 전쟁의 기억은 그 짧음에 비해 강력하게 현재의 삶 전체를 왜곡시키는데, 이는 트라우마적 사건을 겪은 주체의 모습과 맞닿아 있다. 이를 각각의 영화에서는 관습적인 형식에서 벗어난 플래시백(flashback)을 구사함으로써 영화적 미학을 탄생시킨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영화 내용의 일부분을 애니메이션으로 처리하는 등의 영화적 실험은 우회적으로 사회적 외상을 치유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원작 소설을 영화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다양한 영화적 형식이 제도적 · 심리적 억압을 돌파하고자 하는 시도였던 것이다. Ⅲ장에서는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신상옥, 1961), <벙어리 삼룡>(신상옥, 1964), <메밀꽃 필 무렵>(이성구, 1967), <독 짓는 늙은이>(최하원, 1969)를 ‘가족의 재결합’의 관점으로 접근한다. 전쟁과 분단은 개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삶의 모든 것을 파괴해 버렸다. 더욱이 분단이 고착될 것이라는 사실은 당대 대중들에게 커다란 충격과 두려움을 안겨주었다. 그러므로 문예영화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가족의 재결합’은 당대 대중의 감정을 반영한 것으로 검토될 필요가 있다. 특히 원작 소설과 영화 사이에서 분명하게 드러나는 서사 요소의 추가는 단편소설을 영화화하면서 불가피하게 발생한 것일 수도 있으나, 사회 · 문화적 맥락으로도 읽힐 가능성이 있다. 영화에서는 단 하나의 숏이나 등장인물의 짧은 대사만으로도 당대의 대중 감정과 사회적 정서를 포착해낸다. 자신의 욕망을 포기하기로 결심하고 자식과 함께하는 어머니, 잃어버린 가족을 찾아 헤매는 아버지, 부모를 찾아 나서는 고아들은 이를 뒷받침해준다. 이러한 접근은 그동안 ‘한국적인 것’과 연결되어 ‘로컬 컬러’를 잘 표현했다고 평가되었던 대표적인 문예영화를 새롭게 해석할 실마리를 제공한다. 제도적 · 심리적 억압 속에서 문예영화는 일종의 방어막이자 알레고리로서 기능한다는 점을 상기해 볼 때, 한국전쟁과 전혀 관련성이 없는 원작 소설을 선택하여, 그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는 동시에 대중의 감정을 위로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 연구는 1960년대 문예영화가 단순히 매체 전환에 따른 변화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제도적 · 심리적 억압에도 불구하고 시대적 요구에 의해 원작 소설이 호출되어 각색되는지를 포착하는 데 의의가 있다.
URI
http://hanyang.dcollection.net/common/orgView/200000686532https://repository.hanyang.ac.kr/handle/20.500.11754/186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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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DUATE SCHOOL[S](대학원) > KOREAN LANGUAGE & LITERATURE(국어국문학과) > Theses (P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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