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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 고독, 순수 허무의 시학 -조병화의 『넘을 수 없는 세월』을 중심으로

Title
순수 고독, 순수 허무의 시학 -조병화의 『넘을 수 없는 세월』을 중심으로
Other Titles
A Study of Poetry about Pure Solitude and Pure Nihility : Focused on Cho Byeong-Hwa’s 『Time, not crossable』
Author
이재복
Keywords
순수; 고독; 허무; 시간; 존재; 생명; 죽음; Pure; Solitude; Nihility; Time; Existence; Life; Death
Issue Date
2012-12
Publisher
한국시학회
Citation
한국시학연구, Page. 269- 291
Abstract
첫 시집인 『버리고 싶은 유산』(산호장, 1949)에서 유고 시집(제 53번째 시집)인 『넘을 수 없는 세월』(동문선, 2005)에 이르기까지 조병화의 시 세계는 시인과 분리되지 않은 채 자신의 정서와 그 의미를 추구하는 하나의 흐름을 견지해 왔지만 그 흐름의 이면에는 다양한 변주의 세목들이 내재해 있다. 시인과 시가 분리되지 않은 채 그 흐름을 유지해 왔다는 것은 곧 시의 세계가 삶의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인의 삶 혹은 인간의 삶이란 시간의 흐름에 다름 아니다. 시간이란 시인의 주관에 의해서 얼마든지 그 의미가 바뀔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는 것은 ‘탄생-성장-소멸’이라는 거역할 수 없는 흐름이다. 탄생에서 성장으로 다시 성장에서 소멸로 이어지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시인의 의식이란, 더욱이 삶을 자신의 시에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는 경우에는 그 흐름의 궤적을 따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자신의 삶을 긍정하고 그것을 여유 있게 받아들이는 시인에게 이렇게 이어지는 시간의 흐름은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질까 하는 문제는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선다. 그것은 삶의 존재성의 문제와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시인의 주제 의식을 강하게 환기한다고 볼 수 있다. 시인의 시에서 관심을 두는 주제는 ‘시간과 죽음’으로 요약된다. 그의 시에서의 죽음은 ‘시간의 한계’ 혹은 ‘생명의 한계’ 속에서 운용된다. 시인의 시간과 죽음에 대한 민감한 자의식은 제 51시집 『세월의 이삭』(월간에세이, 2001), 제 52시집 『남은 세월의 이삭』(동문선, 2002), 제 53시집 『넘을 수 없는 세월』(동문선, 2005) 등에서 ‘세월’이라는 이름으로 전경화되기에 이른다. 비록 시인의 ‘넘을 수 없는 세월’이라는 명명은 시간과 죽음의 문제와 관련하여 의미심장함을 환기한다. 이 명명은 ‘세월의 이삭’(『세월의 이삭』)이나 ‘남은 세월의 이삭’(『남은 세월의 이삭』)에서 알 수 있듯이 이미 타계하기 전 시인이 민감하게 의식한 ‘세월’이라는 시간의 의미 속에서 탄생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넘을 수 없는 세월은 시간의 한계 혹은 생명의 한계를 의미한다. 시인이 말년에 세월이 지니고 있는 의미를 민감하게 자각한 데에는 그것이 곧 시간의 한계이면서 생명의 한계 속에서 운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그의 세월 혹은 시간에 대한 자각은 한계의식 속에서 이루어지며, 이 한계 의식 속에서의 삶은 이미 그 삶 속에 죽음이 내재해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에게 삶과 죽음, 생성과 소멸, 변화와 영원 등의 문제는 단순히 하나의 사물이나 도구 그리고 현실의 차원의 의미로 이해되지 않는다. 그에게 이러한 문제는 과거, 현재, 미래가 통합된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자신의 기투 및 피투의 행위이다. 그의 삶과 죽음, 생성과 소멸, 변화와 영원 등을 포함하는 시간에 대한 의식은 그것이 어떤 본질 보다는 실존을 함의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존이 본질에 선행하는 의식 속에서 이루어지는 시간 혹은 세월에 대한 흐름은 어떤 실존으로부터 벗어나 본질을 겨냥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그가 세월을 넘을 수 없다고 한 데에는 그 세월이 시간과 생명의 실존 상황 속에서 이루어지는 하나의 현상이기 때문이다. 세월이 본질적으로 규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과거, 현재, 미래가 통합된 현상의 장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점에서 ‘넘을 수 없는 세월’이라는 시인의 말은 어떤 가식도 또 숨김의 의도가 내재해 있지 않은 그야말로 현상의 소리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Cho Byeong-Hwa said he couldn’t cross back time. The poet confessed that he couldn’t cross back the time, so it says the time exists as a world. The world was built by the poet. As the time that is not able to be crossed becomes a world, all the creatures and action also become significance. The world can become the significance, because the poet’s wandering and clearing worked. The poet’s wandering and clearing is connected to one’s existence. And the finding and consciousness of the existence provides a decisive chance to reveal concealed meaning at the poet’s time. The concealed meaning in time gets to be revealed by the poet, not associated with a definition or tool. It is revealed by a natural and unprocessed sense or language in the everyday world. Although everyone knows it is Cho Byeong-Hwa’s merit, we should consider it is the virtue of his poetry, that it is based on the strong connection with death. If it is foreground that the death in his poetry worked in the limit of time and creatures, the world revealed by his wandering and clearing awakens the familiar and strange aesthetics of life as it is.
URI
https://www.dbpia.co.kr/journal/articleDetail?nodeId=NODE02056593https://repository.hanyang.ac.kr/handle/20.500.11754/184627
ISSN
1229-1943;2733-9440
DOI
10.15705/kopoet..35.201212.009
Appears in Collections:
COLLEGE OF LANGUAGES & CULTURES[E](국제문화대학) > KOREAN LANGUAGE & LITERATURE(한국언어문학과) > Artic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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