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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로서의 굿의 형식과 한국 소설의 지평- 황석영의 『손님』을 중심으로

Title
그늘로서의 굿의 형식과 한국 소설의 지평- 황석영의 『손님』을 중심으로
Other Titles
The Form of Shaman Rites as Shade and the Perspective of Korean Novel- Focusing on Hwang Suk-youngʼs
Author
이재복
Keywords
굿; 한; 신명; 그늘; 기독교; 맑스주의; 외상; 생명의 서사; saman rites; bitter; excitement; shade; protestantism; marxism; trauma; narrative of life
Issue Date
2014-11
Publisher
국제비교한국학회
Citation
비교한국학 Comparative Korean Studies, v. 22, NO. 3, Page. 243-270
Abstract
황석영의 『손님』이 드러내는 세계는 단순한 카타르시스와는 다르다. 비극을 통해 이루어지는 카타르시스의 경우 대립과 갈등이 이분법적인 양상으로 전개되다가 파국을 맞이하지만 진지노귀굿을 토대로 하고 있는 『손님』의 경우에는 어느 한쪽이 배제되거나 소외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어우러지면서 맺혔던 감정들이 흥이나 신명의 차원으로 질적 변화를 일으키게 된다. 이것은 ʻ사람은 누구나 신명을 지니고 있으며, 그것을 발현하면서 살아가는 존재ʼ라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신명이 별도로 설정된 ʻ신으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 사람 자신 속에서 발흥ʼ하기 때문에 그것을 풀어내는 과정, 다시 말하면 어르고 삭이는 과정이 수동적이기보다는 능동적인 차원에서 행해진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한 맺힌 응어리를 어르고 삭이는 과정이 닫힌 무대가 아닌 열린 마당에서 이루어짐으로써 그것이 죽임이 아니라 살림 혹은 생명의 속성을 지니게 되는 것이다. 6·25 전쟁으로 인한 비극과 이 과정에서 발행한 한은 극단적인 원한(怨恨)의 감정을 드러내면서 서로가 서로를 살육하는 ʻ원한 풀이ʼ로 이어진다. 이것은 ʻ공격적이고 퇴영적인 정서에서 비롯된 한ʼ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손님』에서의 한은 여기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원한을 지닌 사람들끼리 서로 어우러지면서 자신의 원한은 물론 상대의 원한에 대해 아파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그것을 감싸 안는, 정(情)에 기반 한 어름과 삭임이 이루어진다. 소설 속에서 자신을 살육한 요한을 따뜻하게 품어 안는 순남과 이찌로의 모습은 그것이 원을 넘어 정의 차원으로의 질적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것은 ʻ공격적·퇴영적인 한의 정서가 우호적·진취적 정서로 발전한다ʼ는 의미를 내포한다. 한의 신명으로의 질적 변화는 6·25 전쟁으로 인한 갈등과 대립을 어떻게 화해시키느냐 하는 문제와 또 그로 인한 외상을 어떻게 치유하느냐 하는 문제와 맞물려 있다. 소설 속 인물들이 모두 한스런 존재들이기에 그것을 최대한 깊이 있게 풀어내는 일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다. 이 한을 굿의 양식으로 풀어내려고 한 작가의 의도의 이면에는 전쟁으로 인한 한을 어떻게 풀어내고 또 어떻게 화해를 해야 하는지 대한 고민과 함께 그것이 어떻게 하나의 예술과 미학의 기본 원리로 성립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내재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한이 미의 원리로 탐구된 것은 이미 오래된 일이고 신명은 그 한의 한 부분으로 혹은 우리의 굿, 판소리, 탈춤을 구명할 때 간헐적으로 논의되었으며, 한과 신명을 아우르는 그늘의 미적 원리에 대해서는 이렇다할만 한 논의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한, 신명, 그늘은 서로 긴밀한 관계 속에서 존재하기 때문에 논의의 과정에서 교차하기도 하고 또 재교차하기도 하지만 그 미학의 가장 위에는 그늘이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그늘은 한과 신명의 변증법적인 종합의 산물이 아니다. 그늘은 어느 한쪽을 배제하거나 소외시키는 논리에 의해 탄생한 세계가 아니라 어느 한쪽이 드러나기 위해서는 다른 한쪽이 그 배후의 바탕이 되어 주고 그것이 끊임없이 바뀌고 변화하는 그런 생성 혹은 생명의 세계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그늘이 강하게 드리운다는 것은 미적 생성 혹은 생명의 세계의 탄생을 암시한다고 할 수 있다. 그의 시도가 온전한 깊이와 완성도를 보인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동안 우리 문학사에서 오랜 논쟁의 대상으로 존재해온 6·25 전쟁과 여기에서 비롯된 외상과 치유, 화해의 문제에 대해 한국적인 미학의 토대를 이루고 있는 한, 신명, 그늘과 같은 원리를 통해 신선한 도전과 실험을 감행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의의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그것이 공허한 파멸이나 허무의식과 같은 죽임의 서사를 지향한다기보다는 끊임없는 모순과 역설의 삶의 문맥 속에서 전쟁으로 인한 외상과 같은 여러 문제들을 ʻ맺고 어르고 푸는ʼ 일련의 생명의 서사를 지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히 그렇다.;If the world shown in Hwang Suk-young`s is under the principle of “shade”, what does this novel aims at ultimately through the aesthetic point? One of the issues the author proposes in this novel is finding the reason of the Korean War internally, not externally. Even though external thing shown as Protestantism and Marxism is regarded as one of the reasons of the war, what the author concentrates on is how these are changed and repeated in Korean circumstance. In this process Protestantism and Marxism are combined with Korean emotion and brought aesthetic principles such as bitter, excitement, and shade. This aesthetic principle is a foundation that forms Korean traditional style such as shaman rites, a mask dance, Pansori, exorcism dance, Sanjo, and a folk song. As it contains the structure of Koean emotion and perception, it was possible to compromise and cure in Korean way in . Though the author`s trial doesn`t have regular depth and perfection, it makes sense that he conducts new challenge and experiment through the principle like excitement, and shade. Because the Korean War has been a subject of controversy in the history of Korean literature, it has caused an external wound, cure, and comprise, and finally it makes the Korean aesthetic foundation. Above all it pursues a series of narrative of life, connecting, controlling, and solving the problems caused by the war in the context of life as a consistent contradiction, and paradox, rather than pursuing death such as empty ruin and nihility.
URI
https://kiss.kstudy.com/thesis/thesis-view.asp?key=3283574https://repository.hanyang.ac.kr/handle/20.500.11754/184620
ISSN
1226-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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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LEGE OF LANGUAGES & CULTURES[E](국제문화대학) > KOREAN LANGUAGE & LITERATURE(한국언어문학과) > Artic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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