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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영 시 연구

Title
이시영 시 연구
Other Titles
A study on Si-young Lee’s poem : Exploring the poetic possibilities of asymmetry
Author
김재홍
Alternative Author(s)
Kim Jae-Hong
Advisor(s)
유성호
Issue Date
2022. 8
Publisher
한양대학교
Degree
Doctor
Abstract
본 연구는 이시영의 시세계를 비대칭적 관점에서 종합적이고 입체적으로 파악하고자 시도하였다. 이시영은 1969년 등단한 이래 현재까지 열다섯 권의 시집과 한 권의 시선집, 두 권의 산문집을 발간했으며, 시집 수록작 기준 총 1,423편의 작품을 발표했다. 본고는 이에 대한 분석을 통해 그가 미시적인 변화나 새로운 요소의 도입에도 불구하고 일관되게 견지한 비대칭의 미적 규준을 가지고 있으며, 그것을 자신의 시에 관철시키고자 노력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면 비대칭성의 시론적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만일 이시영의 시세계를 비대칭적 관점으로 이해할 수 있다면 대립적•대칭적 시론을 넘어 대긍정의 일원론적 시학을 추구해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보았다. 먼저 철학사에 보이는 이원론적 사유와 일원론적 사유를 개관해 보았다. 플라톤의 이데아론은 서구 형이상학의 시원적인 이원론적 사유이다. 그의 제자인 아리스토텔레스도 이원론자였다. 또 이들의 그리스•로마적 이원론을 그리스도교적 일원론으로 추구해 간 아우구스티누스와 보에티우스, 그리고 스콜라철학을 집대성한 토마스 아퀴나스의 종합 결과를 일별해 보았다. 스콜라철학은 신을 제일원인으로 보는 일원론이지만, 세계 바깥에 세계의 원인을 두는 초월적 존재론이다. 또한 근대적 이원론을 정립한 데카르트, 선험적 순수이성의 초월적 체계를 수립한 칸트, 변증법적 절대정신의 이원론을 보여준 헤겔, 물질-의식의 대립과 지배-피지배의 부정적 모순 관계를 극복하고자 한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저작도 살펴보았다. 일원론의 역사도 이원론 못지않게 길고 깊었다. 스토아주의는 물질-의식의 경계를 무너뜨렸고, 사건(event)의 존재론으로서 비대립적 생성의 사유를 보여주었다. 둔스 스코투스는 그리스도교적 초월론을 내재성으로 이끄는 ‘제일 선행자’를 제시함으로써 선행자-후행자가 상호 전제되는 일의적 사유의 선구적 시도를 보여 주었다. 스피노자는 “정신과 신체는 동일”하다면서 그것은 “때로는 사유의 속성 아래에서, 때로는 연장의 속성 아래에서 파악된다.”고 했다. 그의 심신 평행론은 내재성의 사유를 한 단계 전진시킨 성과라고 할 수 있다. “모나드는 타자가 출입할 수 있는 창문들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라이프니츠의 사유도 완벽히 내부적인 것이었다. 베르그송이 무너뜨린 대칭적•대립적 체계 가운데 핵심적인 것은 ‘무란 없다’는 결론이다. 또한 그는 질서와 무질서의 대립을 무너뜨린다. 베르그송에게 “무질서란 단지 우리가 추구하지 않는 질서에 불과”하다. ‘창조의 영역’에는 무질서가 없다. 화이트헤드에게는 새로운 창조가 우주 전체에서 생기는 것이지, 우주의 단순한 추상적 요소로부터만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우주를 증대시키는 창조였다. 시인이 시와 함께 세계의 시적 창조를 책임지는 존재라면 그를 통해 우주 전체가 시적 연쇄의 유기적 창조로 이어지게 된다. 이것을 향유하는 것이 화이트헤드가 말하는 ‘주체적 지향’이자 현실적 존재의 ‘결정적인 과정’과 다를 수 없다. 들뢰즈의 비대칭적 사유는 내용과 표현의 대립을 해체했다. 내용은 ‘형식을 부여받은 질료’이기 때문에 실체와 형식의 두 가지 관점에서 고려된다. 내용의 실체가 있고 내용의 형식이 있다. 표현은 ‘기능=함수적 구조가 갖는 고유한 형식의 조직화’라는 관점과 여러 합성물이 형성되는 실체라는 관점에서 두 가지 차원을 갖는다. 표현의 실체가 있고 표현의 형식이 있다. 내용과 표현은 상호 전제하는 상관항들이다. 이와 같이 스토아주의자들과 둔스 스코투스, 스피노자, 라이프니츠, 베르그송, 화이트헤드, 들뢰즈 사이에 몇 가지 공유지가 있다. 물질과 비물질의 대립을 해체하는 사건의 사유가 첫 공유지였다. 또 영혼과 육체의 대립을 해체하는 내재성이라는 공유지가 있었다. 하나와 여럿의 일의성, 능동과 수동의 창조적 지속, 주체와 타자의 유기적 연쇄, 순간과 영원의 회귀라는 다른 공유지도 있었다. 본 연구는 이러한 대칭과 대립을 벗어난 일의적이고 지속적인 창조적 운동을 비대칭성으로 수렴하고, 이를 시론적 가능성 위에 정립해 보고자 했다. 또한 본고는 이시영 본인의 시론과 김지하, 임우기, 오철수 등 국내 논자들을 통해서도 비대칭성에 관련된 논의를 살펴보았다. 먼저 이시영은 비대칭적 생성과 도약의 시론을 주장했다. 그는 시란 “창작과정에서 (무)의도적인 생략 내지 (얌전한 독자들을) 혼란에 빠뜨리는 어떤 비약, 작품 바깥으로의 과감한 도약을 감행하려는 시인의 창조적이고 저돌적인 무모성이 작용하기 마련”이라고 강조했다. 이시영은 시심(詩心)의 내부성과 우발성, 연속성을 바탕으로 질서와 무질서, 생물과 무생물, 주체와 대상, 능동과 수동, 의미와 무의미, 연속과 불연속 등의 대립을 해체하면서 부정성이 제거된 대긍정의 시론을 펼쳤다. 그에게 시란 비대칭적 다양체이다. 시는 ‘옳음-그름’의 배제적 관계가 아니라 모든 시적 가능성이 긍정되는 무대이다. 김지하의 ‘흰 그늘’의 시론은 비대칭적이었다. 그는 대립을 넘어 생성에 이르는 사유를 보여주었다. 김지하의 ‘흰 그늘’이 밝음과 어두움의 대립을 무화시킨 개념이듯 그가 추구한 시론적 지평은 대립과 부정성이 제거된 예술적-미적 초월성이라고 할 수 있다. 임우기는 삶을 살아가는 예술가 내면에 드리워진 주름과 그것의 펼침을 그늘의 운동으로 보았다. 임우기에게 주름이란, 예술가가 가진 주름의 모양이 다르듯 예술 작품 또한 다른 모습으로 펼쳐지는 계기이다. 주름이 무한한 만큼 작품 또한 무한하다. 오철수의 비대칭적 사유는 순간과 영원을 탐색한다. 그는 이시영의 작품들에 대해 “‘스스로 그러함’을 드러내는 영원한 순간들의 미학”이라고 하면서 자신의 시론을 전개했다. 본 연구는 또 이시영 시세계의 비대칭성을 분석하는 방법론으로서 H. 포터 애벗의 서사이론과 김준오, 이승훈의 시론을 따라 서정과 서사의 대립을 부정하고, 아리스토텔레스가 『시학』과 『수사학』에서 전개한 논의를 뿌리로 하되 I. A. 리처즈와 박성창, 김애령 등의 이론을 참고하여 은유와 환유의 대비도 비판적으로 검토해 보았다. 그리고 이를 통해 서정-서사와 은유-환유를 개념 쌍으로 하는 작품론적 분석에 따라 이시영의 시편들에 보이는 비대칭의 양상을 일곱 가지(물질과 비물질의 비대칭, 영혼과 육체의 비대칭, 내부와 외부의 비대칭, 질서와 무질서의 비대칭, 내용과 표현의 비대칭, 의미와 무의미의 비대칭, 순간과 영원의 비대칭)로 정리해 보았다. 시는 한 시인의 내면에 떠오른 심상의 언어적 표현이다. 내적 심상의 인식론적 원인이 대자적 외부에 있든 즉자적 내부에 있든 그것은 시의 직접적 원인이라고 할 수 없다. 내적 심상은 단일한 직접적 원인에 의해 떠오른 것이 아니라 시인의 경험에 의해 축적된 ‘어떤 것’이며, 그것이 특정한 시편으로 언어화되는 출발점은 필연적이기보다 우발적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시는 대자적이지 않고 즉자적이다. 시는 ‘쓰는’ 것이라기보다 ‘받아 적는’ 것에 가깝다. 이러한 시의 성격으로 인해 비대칭성의 시론적 가능성이 생긴다. 본고는 이시영의 시와 시론을 통해 비대칭성의 시론적 가능성을 탐색하고자 한다. 시 양식의 특성을 따라 시적 탄생의 순간을 비대립적•비대칭적 현상으로 보는 본고의 문제의식은 이시영의 작품을 보다 폭넓은 시각으로 바라보게 하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URI
http://hanyang.dcollection.net/common/orgView/200000626945https://repository.hanyang.ac.kr/handle/20.500.11754/1748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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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DUATE SCHOOL[S](대학원) > KOREAN LANGUAGE & LITERATURE(국어국문학과) > Theses (P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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