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3월에 동경에서 발생한 지하철 사린사건은 오옴진리교라는 현대일본의 신종교 단체에서 일으킨 사건이었는데, 이 사건은 단순히 일개 광적인 종교단체에 의한 사건으로 끝나지 않으며, 현대 일본사에 있어 하나의 정신사적 분기점을 나타낸 사건으로서 일본사회에 미친 충격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이다. 본고는 이런 오옴진리교 및 이 교단의 정신적 배경의 일부를 구성하는 아함종(아곤슈)이라는 종교단체에 있어 종말론적 예언의 성격 및 그 의의를 고찰하고 있다. 양 교단은 여러 측면에서 공통점을 가지기도 하지만 종말예언에 있어서는 극명한 차이를 보여준다. 예컨대 아곤슈에서는 파국의 현실성보다는 그 위기가 지나간 다음에 도래할 평온한 일상과 생명력의 회복에 촛점이 주어져 있는 반면, 오옴진리교의 경우는 매우 극단적인 형태의 파국적 종말과 폭력적인 대응을 설하고 있다. 본고는 이처럼 두 교단의 종말예언을 중심으로 현대일본사회의 정신적 상황의 상반된 두 측면을 규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장 큰 의의를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