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에 이르러 전부는 아니지만 대체로 시옷 받침 하나로 귀결된 사잇소리 따위의 실체와
기능은 연구자들도 무시하거나 일치되게 이해하지 못할 만큼 잘고 까다로운
것이지만, 적어도 오백 년 이상 우리 언중의 의식 속에 뿌리 박고 갈수록 뚜렷해 지는
엄연한 문법 현상이다. 이런 부류의 언어 단위는 워낙 다양한 환경에 나타나는 만큼
부분적으로만 다루어서는 충분히 설명할 수 없다. 거의 모든 연구자들은 이들이
임자씨의 뒤에 붙어 그 다음 임자씨를 꾸미는 경우만 주목하기 때문에 이들에게 매김의
기능이 있다고 보지만, 김수경(1947)이 일찍이 지적한 대로 그 어순만으로 이미 매김의
기능이 발휘되기 때문에 이들은 없어도 그만인 점과, {거즈}, *{진디} 등이 {ㅅ}를
덧붙여 매김말이 아닌 임자씨 자체로 뿌리가 되거나 어찌말로도 쓰인 본보기 등이
매김의 기능만 인정하는 통설을 부정한다. 게다가 {돌}, {골}, {삭}, {목} 등의
임자씨와 풀이씨의 줄기나 씨끝에, 어찌씨나 토씨에까지 수의적으로 붙은 것들을
포괄적으로 설명하자면 힘줌 아닌 다른 기능을 찾아 볼 수 없다. 여기서는 이들이
낱말이나 형태소의 뒤에 붙은 것들을 `힘줌의 뒷가지`로 규정하고 기술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