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우제니오 바르바(Eugenio Barba)의 연극론에 나타난 ‘전-표현성’(pre-expressivity) 연구

Abstract

본 연구는 에우제니오 바르바(Eugenio Barba, 1936~ )의 연극론에 나타난 ‘전-표현성’에 대한 이해와 분석을 일차적인 목표로 하고 있다. 나아가 바르바가 주장한 ‘배우’의 정의와 ‘훈련’의 의미 및 방법에 관한 연구를 통해 이러한 내용들이 현장 연극인들의 연극작업에 활용될 수 있도록 함을 목적으로 하였다. 덴마크 홀스테브로(Holstebro)에 근거지를 두고 있는 오딘극단(Odin Teatret)의 연출가이자 국제연극인류학학교(International School of Theatre Anthropology, ISTA)를 창설한 인물인 바르바는 20세기 연극사에서 ‘연극’과 ‘배우’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였다. 그는 연극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을 배우와 관객과의 관계라고 보았으며, 배우란 훈련되고 준비된 자신의 신체를 가지고 관객 앞에서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에너지를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표출할 수 있는 존재라고 주장하였다. 바르바는 배우의 현존과 그 표현들이 어떠한 방법과 과정을 통해 관객에게 전해질 수 있는가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였고, 그 과정에서 공연의 장르를 불문하고 배우가 배우로서 존재하기 위한 공통적인 행동 원리를 ‘연극인류학’(Theater Anthropology)이라는 이론으로 정립하였다. 바르바는 오딘극단 배우들뿐만 아니라 다양한 나라와 다양한 장르에 속해있는 연극인들과의 공동 작업을 통해 자신의 이론을 구체화시켜 나갔다. 또한 그는 배우와 연극에 대한 보다 더 체계적인 연구를 위해 1979년 국제연극인류학학교를 설립하였고 여러 차례의 회합을 통해 공동 연구와 워크숍 공연을 지속해오고 있다. 바르바 연극론의 핵심은 ‘전-표현성’(pre-expressivity)이라고 할 수 있다. ‘전-표현성’이란 배우가 관객에게 어떠한 것을 표현하려고 하기 이전에 먼저 관객의 주의를 잡아 끌 수 있는 힘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배우가 이러한 힘을 가졌을 때, 그는 어느 곳에서든지 자신이 배우임을 확신할 수 있게 되고 그 힘을 바탕으로 자신의 표현들을 흔들림 없이 펼쳐 보일 수 있다. 말하자면, 배우에게 있어서 ‘전-표현성’이란 연출자나 작가의 도움 없이도, 또는 의상, 분장 등의 도움 없이도 배우 스스로 역할을 해낼 수 있게 해주는 하나의 ‘무기’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목적 하에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이 진행되었다. 먼저, 바르바의 ‘전-표현성’에 대한 개념을 정리하고, 그러한 개념 형성에 영향을 준 여러 연극 전통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어서 ‘전-표현성’의 핵심인 에너지를 획득하고 그것을 표현하는 기술들에 대해 에너지의 개념, 회귀-원칙들, 총보의 구축과 리듬의 원리의 범주로 구분하여 연구해 보았으며, 마지막으로 오딘극단에서 행해진 실제적인 연습과 워크숍의 과정을 제시함으로써 배우와 연극인들이 그것을 자신들의 훈련에 적용해 보고 나아가 스스로의 훈련 방법을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하고자 했다. 이렇게 연구를 진행한 결과, 바르바가 오랜 기간 동안의 연구와 실제 훈련, 공연을 통해 발견해 낸 ‘전-표현성’의 개념은 그의 주장처럼 지역과 문화를 뛰어넘어 연극계에 종사하고 있는 모든 이에게 유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니고 있음을 파악할 수 있었다. 이처럼 20세기 연극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바르바이지만 현재 한국 연극계에서 그에 대한 연구는 매우 부족한 편이라고 할 수 있다. 바르바가 주장한 배우의 역할과 관객과의 소통 방법, 새로운 연극 문화 등은 아직 제대로 된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한 한국 연극계에 바람직한 조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연극이 제대로 된 문화 예술로 자리 잡고, 그러한 인식이 대중에게까지 확산되게 하기 위해서는 더 늦기 전에 연극과 배우, 그리고 연극 문화에 대한 연극인들 스스로의 고민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며 이 연구가 그러한 과정에 도움이 되는 작은 단초를 제공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The initial purpose of this study is to analyze and understand the ‘pre-expressivity’ mentioned in Eugenio Barba(1936~ )’s theatre theory. The second purpose is to give practical help to active theater people who work in the field through the study of the definition an ‘actor’, the meaning and the method of a ‘training’. Barba, the director of the ‘Odin Teatret’ based on Holstebro, Denmark and the founder of ‘International School of Theatre Anthropology(ISTA)’, has presented a new point of view on a ‘theatre’ and an ‘actor’ in 20th centuries’ history of theatre. He insists that the important thing on the theatre is the actor-audience relationship, and the actor is a person who can express his own energy to the audience through the body which is trained and prepared. Barba has studied the way and process to deliver the presence of the actor and the expressions to the audience. From this study he theorized the ‘Theatre Anthropology’ as a common action principle which an actor can exist as an actor on the stage regardless of a genre. Barba has embodied his theory in collaborations with many theatre people from different nations and various genres as well as the actors of Odin Teatret. In addition, he established International School of Theatre Anthropology(ISTA) in 1979 to study an actor and a theatre. He has kept up some joint researches and workshop performances through many meetings. The key point of the Barba’s theatre theory is the ‘pre-expressivity’. The ‘pre-expressivity’ is some power or energy to attract the audience’s attention before an actor expresses something on the stage. When an actor(ees) achieves the power, the actor(ees) can believe himself or herself firmly as an actor(ees), and the actor(ees) can show his or her expressions everywhere in confidence based on the power and conviction. In other words, the ‘pre-expressivity’ is a kind of weapon to an actor which helps an actor play a role powerfully without any help from director, writer, costume-, make-up designers, and so on. To achieve the purpose of this study, firstly, I explained the idea of ‘pre-expressivity’ and summarized the theatre traditions that effected on the formation of Barba’s idea. Secondly, I studied the skill to gain and express the ‘energy’, which is the key point of the ‘pre-expressivity’, by categorizing into the meaning of the energy, the recurring principles, the composition of score, and the principle of rhythm. At last, I presented practical exercises and workshop processes done in Odin Teatret. I want to help actors and other theatre people to utilize them to their own training and to develop them their own training methods. As a result from this study, I am convinced that the idea of the ‘pre-expressivity’ can be useful for all theatre people regardless of region or culture, which Barba discovered through the study, actual training, and performances for a long time. Despite of the importance of Barba in the 20th centuries’ theatre history, the study about Barba himself or his theatre theory in Korea is very insufficient. Barba’s way of communication between actors and the audience, and the new theatre culture can guide and advise on Korean theatre which is not fully settled its own identity. All theatre people would have to think about an actor and a theatre sincerely and seriously for that the theatre becomes a desirable and affective part of the culture and these understanding spreads to the ordinary people. I hope this study provides small clues for this proc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