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의 올바른 사용을 위한 시각 정보 디자인 제안

Abstract

국문요지

20세기는 산업화시대에서 정보화시대로 이행되는 시기였고, 21세기 역시 마찬가지로 정보화 시대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20세기와 21세기의 양상이 동일하다고 할 수는 없다. 20세기의 정보화가 지식정보의 양을 중요시하는 시기였다면, 21세기의 정보화는 지식정보의 질을 중요시하는 시기라고 볼 수 있다. 정보화 시대의 도래와 함께 정보디자인은 전 분야에 걸쳐서 발달되어 왔고 과학 및 의학 분야에서도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의학 분야에서 사용되는 의학 정보에 대해 정의하자면, 인간의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기 위해 사용되는 올바른 예방과 치료를 위한 정보를 말한다. 의학 정보는 생명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잘못된 정보로 인하여 사람의 건강에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특성으로 인해 빠르면서도 정확한 정보를 요구한다. 따라서 정보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사용자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디자이너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세계적으로 급증하고 있는 아토피피부염Atopic dermatitis은 주로 유아기 혹은 소아기에 발생하는 흔한 알레르기성 질환 중 하나로, 천식이나 식품 알레르기와도 밀접한 관련을 지니는 만성 피부질환이므로 꾸준한 예방과 치료가 요구되고 있다. 아토피피부염의 기본적인 치료 방법으로는 유발 혹은 악화인자 제거와 욕 및 보습, 국소 스테로이드의 적절한 사용, 그리고 국소 억제제 사용 및 음식물에 의한 알레르기 조절과 흡입항원 제거 등이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일차적이고 직접적인 치료 방법은 스테로이드연고를 사용하는 것이다. 아토피피부염의 치료를 위해 사용되는 스테로이드 연고는 Ⅰ(가장 강함), Ⅱ(강함), Ⅲ(보통), Ⅳ(약함), Ⅴ(아주 약함)의 5단계로 분류된다. 스테로이드 연고를 선택할 때에는 환자의 연령과 신체부위를 고려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연령과 신체부위에 따라 피부의 흡수율이 다르기 때문이다. 연령에 따라서는 유아-소아-성인 순으로 흡수율이 낮으므로 피부 흡수율이 높은 유아의 경우에는 낮은 등급의 스테로이드를, 피부 흡수율이 낮은 성인의 경우에는 높은 등급의 스테로이드를 사용해야 한다. 그리고 신체부위 측면에서는 얼굴 및 성기부위-몸통-손발의 순으로 흡수율이 낮기 때문에 얼굴 및 성기부위에는 낮은 등급의 스테로이드 연고를, 손발 부위에는 높은 등급의 스테로이드 연고를 사용해야 한다. 특히 스테로이드 연고의 사용량에 있어 연령과 부위에 따라 차이가 존재하므로 빠른 치료를 위해서는 올바른 연고를 선택하고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연령과 발병 부위에 따라 차등을 두면서 사용방법과 사용량을 달리해야 하므로 구체적이며 신뢰성 있는 정보가 요구된다.

그러나 정보의 공급원인 여러 매체들은 이러한 사용 정보를 올바르게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스테로이드연고를 구입할 때 가장 먼저 접하게 되는 의약품 패키지 및 첨부된 의약품 설명서를 조사해본 결과, 일반인들이 이해하기에는 다소 난해한 전문용어들이 사용되고 있으며, 중요성이 낮은 일부 항목들이 지나치게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실제적으로 이용자에게 유용한 정보인 사용 방법과 사용량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명시가 없었다. 게다가 전체 내용 측면에서도 의약품 사용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정리되어 있지 않아 의료 소비자 입장에서는 꼭 필요한 정보를 찾기 어려운 점이 있어 중요한 의료정보가 효율적으로 사용되지 못하고 있다.

이와 같은 정보 부족의 혼란 속에서 소비자들은 스테로이드 연고 오남용의 위험에 항상 노출되어 있다. 스테로이드연고의 정보 부족 및 오남용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측면에서 문제점을 나타내고 있다. 첫째, 육체적인 측면에서는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증상을 악화시키고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이 된다. 둘째, 정신적인 측면에서 볼 때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증상 지속은 삶의 질 저하를 초래할 뿐더러 자신감을 상실하게 만들며 사회성을 결여시킨다. 셋째, 사회적인 측면에서는 아토피피부염환자나 보호자로 하여금 의약품 사용 및 제약회사, 병원, 약국에 의한 불신을 야기할 수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을 가지고 접근하는 여러 정보 공급원들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리고 다양한 치료 방법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경제적인 지출을 감수해야 하는 문제점도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본 논문은 스테로이드 연고의 올바른 사용을 위하여 의약품 패키지, 라벨, 첨부되는 의약품 설명서의 효율적인 정보디자인 체계와 방향을 제시하는데 목적을 두고 진행하였다. 이와 함께 문헌 연구를 통하여 아토피피부염 스테로이드연고의 올바른 사용방법과 사용량에 대한 정보를 구조화하고 사례연구를 통해 올바른 정보 전달 방안 및 정보 시각화 방안을 모색하였다.

이상의 결과를 종합하고 문제점에 대한 방안으로 다음과 같이 아토피피부염에 사용되는 스테로이드연고 의약품 패키지 및 설명서를 제작하였다. 첫째, 이용자의 편의를 고려한 시각 요소를 개발하였다. 서체의 크기, 행간, 자간, 픽토그램, 일러스트레이션, 레이아웃 등의 시각요소를 개발하여 의약품 패키지 및 용기, 그리고 설명서에 일관적으로 적용함으로써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도록 유도하였다. 둘째, 현재의 의약품 정보는 이해하기 어려운 한자어와 전문용어가 혼용되고 있어 사용자들로 하여금 혼란을 초래하므로 한글세대에 알맞은 언어를 사용하고, 저학력자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쉬운 용어를 선정하여 정확하고 간결한 문장을 구사하였다. 셋째, 중요도 있는 항목의 주목성을 증대하였다. 의약품 패키지 및 설명서에 반드시 기재되어야 하는 항목 가운데 원료약품의 분량, 성상, 저장방법, 패키지단위는 이용자에게 유용한 정보와는 거리가 멀다. 따라서 내용의 중요도 및 이용자의 유용성에 따라 배치공간을 할애하고 유용한 정보일 경우 주목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현재 의약품 설명서는 획일화된 사용법과 사용량 표시로 인하여 정확히 얼마만큼 그리고 어느 부위에 사용해야 하는지를 구분하기 어렵다. 이에 대한 방안으로 의약품을 사용할 수 있는 연령대를 약품마다 분명하게 기술하도록 하였으며, 사용방법, 사용량, 사용 시간, 사용 빈도(간격) 등을 명확하게 나타낼 수 있도록 각 이용자의 연령에 알맞은 스테로이드 등급의 정보를 부위별, 사용량별로 분리하여 사용 방법, 사용량, 주의사항 등의 정보를 구체화하였다.

본 연구를 통해 수집한 스테로이드 연고의 사용 정보들이 의약품 외부패키지 및 설명서와 같은 서면 정보뿐만 아니라 여러 의료정보매체들의 특성에 적합하도록 시각적으로 정리ㆍ재배치하여 제공된다면, 디자이너의 차원에서는 시의성 있는 사회문제 해결로 인하여 정보디자이너의 미래가치 역량을 드높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으며, 국가적 차원에서는 의학 및 의약품 정보디자인의 질적 향상과 그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사회과학 분야에 비해 중요성이 떨어진 정보디자인의 영역 및 역할을 확대할 수 있어 고무적이다. 무엇보다도 정보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보다 쉽게 정보를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어 올바른 정보 이용을 통하여 만족도가 향상되며, 병원 및 약국, 그리고 제약회사와 같은 정보 공급원들에게는 의약품사용에 대한 소비자의 민원 및 부작용사례가 감소하므로 효율적인 업무 처리 및 인건비 절감 등과 같은 부수적인 기대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