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장의 독립성과 그 예외에 관한 법적 연구

Abstract

신용장은 국제거래에서 가장 안전한 금융 또는 결제수단으로서 오래전부터 사용되었고, 그 기능이 다양하여져서 지금은 물품거래뿐만 아니라, 순수한 금융상의 채무를 보증하는 수단인 보증신용장도 국제거래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신용장의 여러 가지 특성 중에 독립성의 원칙은 가장 주된 것이라 할 수 있고, 이 원칙은 국제거래에서 신용장의 상업적 효용에 가장 크게 기여하는 것이다. 독립성의 원칙은 신용장이 매매계약이나 다른 계약에 기초하여 개설되지만, 신용장거래는 그러한 기초거래와는 분리된 개별 거래로서 기초계약에 의하여 영향을 받지 아니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신용장의 독립성의 원칙은 Kerr판사가 적절히 지적한 바와 같이 “국제거래의 생명피”로서 신용장을 국제거래에서 가장 중용한 금융수단으로 기능하게 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신용장거래는 국제거래의 신용위험과 금융적 불편을 대폭 감소시킬 수 있지만, 독립성의 원칙이 수익자 등에 의하여 악용되는 경우에는 신용장 거래가 심각한 위협을 받게 되었다. 신용장거래에서 은행은 신용장에 규정된 조건과 서류의 문면만을 통하여 지급여부를 결정고하고, 개설은행은 서류의 진실성이나 서류상에 명시된 물품의 실질적인 상태에 대하여 검토책임을 지지 않는다. 따라서 신용장조건과 일치한 서류가 제시된다면 은행은 대금을 지급할 수밖에 없다. 또한 매수인인 개설의뢰인은 개설은행에 대하여 신용장대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나중에 도착된 물품이 계약한 물품과 상이하다던가 또는 물품자체가 선적되지도 않았다던가 하는 사기행위의 사실을 개설의뢰인이 발견하였을 때에는 중재 또는 소송으로 타국에 있는 매도인인 수익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다른 국가에서 소송을 한다는 것은 시간, 공간, 비용 등의 많은 어려움을 부담하여야 한다. 그리고 설사 승소를 하더라도 매도인이 재산을 은닉하거나 재산이 없는 경우에는 실질적인 구제효과를 거두기가 어렵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에 예외적으로 독립성의 원칙의 적용이 배제되는 법적 수단은 필요하게 되었다. 개설은행은 본래 기초계약의 이행과는 관계없이 별개로 독립적인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것이지만, 이와 같은 신용장거래의 구조를 악용하려는 당사자들의 사기행위가 있을 때에는 은행에 취소불능의 지급의무를 부담시킬 수 없도록 하는 독립성의 예외가 영미법계나 대륙법계에서 일찍이 판례와 입법을 통하여 인정되어 왔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어떠한 경우에 독립성의 예외를 인정할 것인가에 관하여 확립된 기준이 설정되지 못하였고 각국의 판례는 혼미를 거듭하고 있다. 이에 본 논문은 신용장의 독립성의 원칙과 그 예외의 문제를 국제규범과 미국통일상법전의 규정 및 학설, 판례를 중심으로 고찰함으로써 독립성의 예외와 금지명령의 적용기준을 제시하고 사기거래에 대한 예방책을 제시하고자 한다. 오늘날 국제거래에서의 대금결제는 주로 신용장에 의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신용장에 관련된 분쟁도 또한 증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분쟁을 사전에 예방하고 조속히 해결하기 위해서는 금용 및 무역실무 뿐만 아니라 법학분야에서도 앞으로 이 부분에 대하여 보다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이론적‧ 실무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