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치 않은 임신에 대한 의사의 민사책임에 관한 연구

Abstract

오늘날 의학기술의 눈부신 발전은 과거에는 神의 영역이라 여겨졌던 인간의 출생과 사망까지도 조절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인간의 출생과 관련해서 의료기술의 도움으로 임신과 출산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게 됨으로써 가족계획에 대한 선택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의학기술의 발전은 과거에는 없었던 새로운 문제를 발생시켰는데, 그 중 하나가 원치 않은 임신에 관한 문제이다. 원치 않은 임신과 관련해서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은 태어난 아이 자체를 손해로 볼 수 있는지와 아이 자체를 손해로 볼 수 없다면 아이로부터 파생되는 부양비를 손해로 볼 수 있는가의 문제이다. 또한 손해가 인정된다면 손해액은 어떤 기준에 의하여 산정하고 배상범위를 어디까지 한정할 것인가도 문제되고 있다. 원치 않은 임신에 대한 논의가 일찍부터 있어왔던 미국이나 유럽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1980년에 처음으로 원치 않은 임신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이 있은 이후, 지금까지 원치 않은 임신과 관련된 판례는 세 건밖에 나와 있지 않다. 또한 이에 대한 학계의 논의도 많이 미흡한 게 현실이다. 우리나라 법원들은 대체로 위자료와 의료비용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는 인정하고 있으나, 아이에 대한 부양비 청구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정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비록 원치 않은 임신으로 출생한 아이라 할지라도 인간은 모두 존엄하고 가치 있는 존재이므로 아이 자체를 손해로 볼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아이에 대한 부양비는 아이 자체가 아니라 계획에 어긋난 출산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부모의 경제적인 부담이므로 이를 손해로 인정할 수 있다. 부양비를 손해로 인정하게 되면 아이를 경제적 궁핍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하여 삶의 질이 확보되고 인간의 존엄성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길이 된다. 따라서 의사의 과실로 원치 않은 임신 및 출산을 하였고, 그로 인하여 아이의 부양비가 발생하였다면 의사는 채무불이행책임 또는 불법행위책임에 의하여 부양비를 배상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의사는 원치 않은 임신으로 인하여 발생한 입원비 · 분만비 등의 의료비와 부모의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산모의 일실수입 등을 손해로서 배상하여야 한다. 다만 이 경우에 의사의 과도한 책임을 제한하여 손해의 공평한 분담을 기하기 위하여 원치 않은 임신으로 인한 손해의 발생 또는 확대에 피해자가 기여하였다면 그러한 부분에 대해서는 과실비율만큼 상계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손해배상액을 산정함에 있어서, 원치 않은 임신으로 인하여 손해와 함께 부모가 이익도 얻었다면 손해배상액에서 이를 공제하는 것이 타당하다. 이 경우에 부모가 아이로부터 얻은 정신적인 이익은 원치 않은 임신으로 인한 부모의 정신적인 손해와 상계하여야 한다.

주요어: 원치 않은 임신, 원치 않은 아이, 의료과오소송, 의사의 민사책임, 손해배상소송; Today, remarkable development of medical technology can get to control birth and death of human which were regarded as God in the past. Especially, as pregnancy and delivery can be freely controlled by aid of medical technology related to birth of human. But this development of it caused new problems which did not exist in the past. One of them is the problem about wrongful conception. Wrongful conception is a type of a unwanted child. If parents give birth to a healthy child that they did not plan to do a child due to a doctor's fault after they received the medical treatment such as contraception, sterilization operation, etc from him/her, the parents of a child suit a doctor for wrongful conception. The most controversial issue related to wrongful conception is the problem about whether born child himself/herself can be considered as damage or not and whether child-rearing costs derived from child can be done as it if child himself/herself cannot be done as it. Also, if it is recognized, there are the problems about how the amount of damages can be calculated and how the range of compensation can be limited. The viewpoint that a child himself/herself is considered as damage cannot be recognized because all the humans has the dignity and are valuable creatures even though it's a child due to wrongful conception. But the child-rearing costs can be done as it because the child-rearing costs which happened to the parents due to wrongly planned delivery can be done as it. If they can be done as it, the quality of the child life can be secured and human dignity can be actually guaranteed. As for the range of damages, the medical expenses due to wrongful conception, compensation about mental anguish and the child-rearing costs will be, in principle, included in the range of damages. But in this case, if victims contribute to occurrence or expansion of damage due to wrongful conception, fault offset rule should be done in those parts. Also, if they get benefits of property such as childbirth grant, baby break benefits, etc due to a child with the rearing costs and the amount of damages, the benefits that they got should be deducted from the child-rearing costs and the amount of damages.

Key Words: wrongful conception, unwanted child, medical malpractice action, damag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