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차 영어과 개정 교육과정에 의한 수준별 수업의 운영과 평가에 대한 교사인식연구

Abstract

학습자란 각기 다른 학습경험과 다양한 배경을 가지고 있어 획일적인 교수방법으로 통제할 수 없는 존재이다. 그러나 과거 우리의 영어교육은 주입식 위주의 수업방식으로 저마다 다른 능력을 가진 학습자에 획일적인 교수법을 적용해왔고 이에 기존의 교육과정 운영을 탈피하고자, 학습자의 인성, 창의성, 개성을 존중하며 개인차를 고려하여 교육의 내용이나 방법을 달리하도록 하는 수준별 교육과정이 제안‧ 시행되기 시작한 것이 15년여가 지나 오늘에 이르렀다. 2009년 12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발표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전국 77.2%의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 영어 및 수학 교과에 대한 수준별 이동수업을 실시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처럼 수준별 이동수업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수준별 이동수업 후의 적절한 평가 방안은 마련되어 있지 않아, 수업은 수준별로 진행하면서도 평가는 여전히 획일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이러한 여건에서는 수준별 이동수업을 통해 학습한 내용이 평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며, 심지어 수준별 수업에서 다루지 않은 내용이 평가의 내용이 되는 모순도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본 연구는 수준별 이동수업이 전국적으로 확대 운영되고 있고 점차 뿌리를 내리고 있는 현 시점에서, 수준별 이동수업의 운영과 그 평가에 대한 현실적인 비판점을 찾고, 더불어 이 수준별 수업이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개선방안을 모색하는 것을 목적으로 현장 교사를 대상으로 설문 및 심층면담 조사를 실시하였다. 조사대상은 경상북도 영주시의 영어교과에 대한 수준별 이동수업을 운영하고 있는 중학교 4개교와 각 학교의 영어교사 총 22명을 대상으로 하였으며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본 연구의 조사대상 학교 모두 수준별 이동수업을 적극 운영하고 있었다. 각 영어교사의 담당 학년과 담당 학급 수준은 교사별로 매우 상이하였으며, 수준별 수업을 수년째 운영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준별 평가에 관한 연수를 최근 2년 이내에 경험한 교사는 없었다. 다음으로 수준별 수업을 위한 집단 구성 방법은 매우 다양했다. 수준별 집단의 구성 방법은 주로 정기고사 및 배치고사 성적 자료를 이용하였고, 수준별 수업의 학습 집단 편성 횟수는 1학기에 한 번 이라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또 수준별 수업의 운영에 있어 2009년 도입된 수준별 보조교과서의 사용은 대부분의 교사가 보조교과서를 적극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상황에 따라 필요 부분만 사용하고 있었으며, 학습 자료 제작으로 인한 업무 부담 감소에 대한 인식에는 부정적이었다. 이는 수준별 보조교과서가 도입 된지 2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현장 교육에 뿌리내리지 못한 증거로 볼 수 있다. 수준별 평가에 관해서는 대부분의 교사들이 세부적인 평가 기준 없이 현장 교수 경험과 교사 본인의 판단에 따라 시행하고 있었다. 각 학교 정기고사의 지필‧ 수행평가의 비율도 때마다 달라지며, 그 속에서 수준별 문항의 비율도 정해진 기준이 없었다. 조사결과, 교사들의 시각에서 영어과 수준별 교육과정의 평가 방법 개선을 위해 가장 시급히 이루어져야 할 분야는 수준별 평가 후 석차 및 학생부 기록 방법의 개선, 국가 수준의 평가 기준 개발, 다양한 평가 방법 개발의 필요, 수준별 평가에 대한 교사 연수를 실시라는 의견이 있었다. 이와 같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본 연구자는 보다 효과적인 수준별 이동 수업의 운영과 그에 맞는 수준별 평가 시행을 위해 개선해야 할 사항을 다음과 같이 제언한다. 첫째, 수준별 평가에 대한 국가 수준의 명확한 기준 틀이 제시되어야 한다. 둘째, 수준별 수업 후의 수준별 평가가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수준별 문항이 개발되어야 한다. 셋째, 수준별 평가 성적을 상대평가 기록할 수 있는 성적 기록 프로그램이 개발되어야 한다.‘학습한 내용을 평가한다.’라는 평가의 정의에 부합하며, 단기 지식이 아닌 학생의 잠재력과 발전정도를 평가할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평가가 하루 속히 우리 교육에도 자리 잡을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