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의 복약순응도를 높이기 위한 시각 시스템디자인 연구

Abstract

2008년 세계보건기구(WHO)의 통계에 따르면 선진국의 경우, 의사의 처방에 따른 복용법에 순응해 약을 복용하는 사람은, 전체 약 복용 인구의 50%에 그친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2년 보건복지부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고혈압 약을 복용 중인 남성의 복약순응도는 30.2%(여성 42.2%)로, 시간에 맞춰 꾸준히 약을 복용하는 비율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고혈압 환자의 47%는 1년 안에 임의로 약 복용을 중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절반 이상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복약순응도의 피해는 실로 엄청나다. 국민의 사인(死因) 조사 시 ‘불성실한 약 복용’이라는 항목이 있는 미국의 경우, 미국 질병통제센터(CDC)의 2002년 사망원인(추정) 보고서에 따르면 고혈압 약, 고지혈증 약 등 심혈관계 약 복용 지시를 제대로 따르지 않아 해마다 12만 5,000명이 숨진다고 한다. 미국인 사망원인 중 심장병, 암, 뇌졸중 다음인 네 번째라 할 수 있으며, 이는 교통사고 사망자의 세 배에 달한다. 복약순응도가 미국보다 낮은 우리나라는 이보다 더욱 피해가 클 것으로 추정 된다. 본 연구는 의약품의 시스템디자인에 초점을 맞춰, 의약품 디자인의 요소 중 복약순응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디자인 이론들을 알아보고, 현재 의약품 시스템디자인의 현황 및 문제점 분석과 더불어 복약순응도가 우수한 해외의 의약품 디자인 사례들의 분석 결과를 반영하여 현재 디자인을 개선할 방안을 도출하고, 그 결과들을 토대로 시각 시스템디자인을 통해 의약품에 대한 복약순응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먼저, 문헌적 고찰을 통해 복약순응도의 개념 정의 및 개선 가능한 요소를 알아보았고, 의약품 패키지의 요소 및 조건에 맞게 복약순응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시각적, 구조적 요소에 관한 개념을 정리하였다. 그리고 실제 국내외 의약품 패키지의 조사를 통해 현황과 문제점, 개선할 점을 비교 분석하여 복약순응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를 도출하였다. 이론과 실재의 요소를 종합하여 의약품 패키지의 복약순응도를 높일 수 있는 시스템디자인을 제안하고자 한다. 연구의 결과로 첫째, 색채를 활용하여 단순히 복용시기의 구분을 기본으로 하고, 신체적·심리적 치료를 도울 수 있도록 해당 질병의 치료에 영향을 주는 색채를 사용하는 것이 복약순응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임을 알았다. 둘째, 지기구조의 접지를 활용하여 복용주기와 일정을 구분하고, 복용주기의 순서에 따라 개방되는 지기구조를 활용하여 복약순응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끝으로, 시각적인지력이 떨어지는 고령자를 비롯한 환자들을 위해 누구나 알 수 있는 용이하고 논리적인 아이소타입의 활용을 통해서 복약순응도를 높일 수 있음을 알았다. 위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디자인이 약처럼 직접적으로 사람의 병을 치료할 수 없지만, 환자들의 심신 치료를 간접적으로 도와 현재 의학 분야에서 해결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심신을 치료할 수 있는 전 분야에서 확대 적용하여 치료적인 디자인을 정립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