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를 모티브로 한 금속제 화기(花器) 연구

Abstract

논문 개요

뿌리라는 단어는 근원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또한 뿌리는 씨앗과 다르게 실제로는 최초의 생명탄생에 기여하지 못한다. 하지만 일년초가 아닌 식물에 있어서 뿌리는 겨울을 나고 새로운 생명으로 재탄생하게 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겉으로 드러난 위용을 과시하지 않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그 역할을 다하는 것이다. 이는 결국 새로운 시작의 의미를 갖는다. 화기(花器)는 자연을 인간의 주거 공간으로 가져오는 매개체 중 하나이다. 점차 인간의 삶이 도시화 되고, 자연과 멀어짐에 따라 인간은 자연을 동경하게 되었다. 이에 화기는 자연을 집안으로 가져오는 도구가 되고, 자연을 닮은 모습으로 변하여 왔다. 때문에 화기는 인간의 시대상과 당시 문화에 영향을 받는다. 매 시대마다 화기의 형태가 시대의 문화를 반영하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 화기는 제사나 제례에 사용되기도 하고, 주거생활의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테리어 소품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본 연구자는 뿌리라는 자연적 형태를 기반으로 화기를 연구하였다. 뿌리에 내제되어 있는 의미를 포함하여, 다양한 조형적인 모습들을 화기에 투영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화기의 형태를 현대의 주거공간에 맞게 디자인적 요소를 부각시켜, 화기의 기능뿐 아니라 조형적인 요소까지 표현해 보고자 하였다. 연구방법으로는 곡선으로 이루어진 뿌리의 외형적 특징인 불규칙적인 구조를 강조하여 표현하고자 하였다. 이는 식물의 뿌리를 사회구조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하고 접근하였으며, 뿌리를 단순․ 생략하여 상징적 조형성을 표현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화기로써의 기능을 고려했고, 뿌리의 확장성을 상징적으로 표현하여 잔뿌리의 크기변화 등 특징적인 요소만으로 뿌리의 효과를 이끌어내고자 하였다. 실질적인 제작과정에 들어가기에 앞서 뿌리의 이미지를 3차원으로 접해보기 위해 유점토를 이용하여 모델링하였다. 이 작업으로 실제 작품과 흡사한 형태를 얻을 수 있어 사전조율이 가능했다. 제작기법에 있어서는 기본적으로 망치성형 작업으로 진행하였다. 표면처리는 우레탄 도료와 주석도금으로 마감하였다. 이와 같이 본 연구는 뿌리의 구조적 형태와 조형성을 바탕으로 화기를 디자인하고 다품종 소량생산과 양산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제작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