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조정교섭의 메커니즘에 관한 연구:

Abstract

국 문 요 지

1980년대 초 이후로 많은 국가들에서 단체교섭 수준이 국가 또는 산업수준에서 기업 또는 작업장 수준으로 하향 이동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연구들이 제기되어 왔다. “구조적 단체교섭 분권화론”에 따르면 경제적 세계화가 많은 국가에서 더욱 분권화된 교섭구조를 택하도록 만드는 강력한 원인으로 제기되어 왔다. 오랫동안 학자와 정책 입안자들은 심화된 시장 경쟁이 기업에게 유연성 제고의 필요성을 증대시키며, 이러한 교섭의 유연성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local bargaining이 필수적이라고 믿어왔다. 그러나 대다수의 국가들이 경제적 세계화라는 환경 변화를 겪고 있음에도, OECD 국가들에 대한 자료분석은 교섭구조에 있어 국가간 다양성이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세계화와 경쟁 격화가 교섭구조의 분권화를 촉진한다는 “환경 결정론”은 최근 코포라티즘이 다시 등장하고 있는 현상에 대해서도 적절한 설명을 해줄 수 없다. “환경결정론”은 상황적인 요인들이 노사관계 결과를 형성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보는 던롭의 시스템적 접근법과 일치한다. 이러한 견해에 따르면 한국에서의 중앙집권화된 교섭은 제도적 기반의 미비로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환경결정론에 기반하여 교섭을 집권화 또는 분권화로 이분화하는 것은 지나친 단순화일 뿐 아니라 현상을 제대로 설명해주지도 못한다. 임상훈(2008)은 최근 선진국의 교섭구조 변화 분석을 통해 유연/경직 교섭과 조정/비조정 교섭이 독립적으로 존재함을 밝혔고, 중앙집권/분권화 측면이 아닌 유연/경직 측면에서 교섭을 검토해야 변화를 이해할 수 있음을 지적하였다. 나아가 유연성과 조정의 정도를 두 차원으로 하여 4가지 교섭 유형을 제시하고, 이를 선진국에 적용하여 다양한 교섭구조가 존재한다는 점을 밝혔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유연조정 교섭이론을 더 전개시켜 나아감과 동시에 유연하고 조정된 교섭의 메커니즘에 대해 살펴보았다. 기존의 구조적 단체교섭 분권화론(환경결정론에 입각한)의 논리가 항상 성립되는 것은 아님을 밝히기 위해 보건의료산업에서의 단체교섭 사례를 분석하였다. 사례분석 결과 환경적 요건이 교섭구조를 결정짓는 지배적인 요인은 아니었으며 보건의료노조는 유연하고 조정된 교섭을 실행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적 선택을 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직적∙ 제도적 조건의 영향력이 중요하기는 하였지만 이해 당사자들의 전략적 선택이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최근의 연구들은 거시적 수준의 요인에 입각한 연구들이 주를 이루면서 미시적 수준의 결정요인들의 역할이 체계적으로 연구되어지지 못하고 있다. 본 연구는 단체교섭의 복잡한 과정과 작동원리(메커니즘) 등 미시적 수준에서의 교섭양상을 살펴보았다는 점에서 이론적, 실무적으로 중요한 의의를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