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문화콘텐츠 창작소재로서 영웅서사시의 가치에 관한 연구

Abstract

「동명왕편」은 천상-지상-수중의 서사공간과 천상신-반신반인-인간으로 이어지는 연대기적 구성을 가진 우리 민족의 걸출한 문학작품이자 전 세계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보편성을 지닌 영웅서사시이다. 「동명왕편」은 선행 신화를 바탕으로 형상화 한 작품으로 당대의 대중들이 즐겨 불렀던 ‘동명왕’의 노래를 작가 이규보가 역사 서적을 참조하고 자신의 창조적 상상력을 가미하여 문학작품으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지금까지 이규보의 「동명왕편」은 대부분 국문학적, 사학적 관점에서 연구되어 왔다. 무엇보다 유려한 문장으로 고대의 역사와 신화를 서사시 양식으로 그려냈다는 점에 주목한 국문학적 연구와 고려시대 외세의 침략에 맞서 민족의 자존을 지켜내려는 당대인들의 의지를 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 사학적 연구가 진행되어 왔다. 2000년대를 전후하여 문화산업이 발전함에 따라 우리 고전이 지닌 콘텐츠 소재로서의 가치가 제고되자 문화콘텐츠 영역의 연구 작업과 상업적 활용이 모색되기 시작되었다. 주몽신화 역시 문화콘텐츠 창작소재로 드라마, 오페라,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작품으로 제작되었고 이에 대한 문화콘텐츠적 연구 작업 역시 진행되었다. 그러나 일부 문화콘텐츠적 연구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동명왕편」에 대한 분석은 문학적ㆍ사료적 가치라는 매우 한정된 영역에 그치고 있어서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부응하기에는 일정한 한계를 보이고 있다. 이에 본고는 이미 규명된 「동명왕편」의 보편적 가치에 치중하기 보다는 영웅서사시 「동명왕편」이 지닌 여러 문화콘텐츠 장르로의 확장가능성에 주목하여 내러티브를 분석하고 이를 통해 글로벌 환경에 맞는 창작소재로서의 가치를 규명하고자 했다. 이러한 「동명왕편」의 가치를 규명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연구를 진행하였다. 우선 전 세계에 분포되어 있는 영웅서사시가 가진 일반적인 특성에 대해 살펴보고, 「동명왕편」의 구성을 이야기와 이야기의 시ㆍ공간적 배경이 되는 내러티브의 분석과 그 내러티브 안에 녹아들어 있는 주술적 작용물의 분석을 통해서 고찰해 보았다. 이후 이 내러티브 분석을 국내 장편 방송콘텐츠 변환 사례인 드라마 <주몽>과 공연콘텐츠 변환 사례인 오페라 <고구려의 불꽃>에 대입하여 비교 분석하였다. 이와 함께 영웅서사시의 글로벌콘텐츠화 사례로 3D 영화 <베오울프>, 애니메이션 <뮬란>, 영화 <푸른늑대>, 영화 <몽골>을 원작과 비교 분석하였다. 이러한 분석을 통해 영웅서사시 「동명왕편」이 가진 글로벌 문화콘텐츠 창작소재로서의 가치를 입증하고 또한 그 활용에 대한 제언을 내오게 되었다. 영웅서사시는 고대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문화적 격변과 충돌 속에서 자기 정체성을 찾기 위한 일환으로 생성되어 뭇 대중들로부터 불리어지다가 창조적 상상력을 가미한 작가의 의해 문자화되고 오늘에 이르러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만화, 뮤지컬 등 다양한 문화콘텐츠의 창작소재로 활용되고 있는 인류의 소중한 유산이다. 그러나 정작 영웅서사시가 글로벌콘텐츠의 창작소재로 그 존재감을 드러낸 것은 아직 몇 몇 작품에 불과하다. 역으로 이는 원천소스로서의 무한한 발전가능성을 뜻하기도 한다. 이규보의 「동명왕편」 역시 걸출한 문학작품이자 역사자료이며 문화콘텐츠의 보고(寶庫)임이 여실하다. 「동명왕편」 또한 문화콘텐츠 소재로서의 활용은 이제 시작 단계이다. 글로벌콘텐츠로서의 여건을 충실히 갖추고 있는 「동명왕편」은 우리가 글로벌 문화콘텐츠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한 무기이자 교두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