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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새남굿의 의례와 신화

Title
서울새남굿의 의례와 신화
Other Titles
Rituals and Myths of Seoul-saenamgut
Author
이경덕
Alternative Author(s)
Lee Kyoungdeok
Advisor(s)
조흥윤
Issue Date
2012-02
Publisher
한양대학교
Degree
Doctor
Abstract
이 논문은 서울에서 행해지는 굿이며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 서울새남굿에 대한 연구이다. 이 연구를 통해 샤머니즘의 행사인 굿 속에 들어 있는 의례와 신화를 분석하고 그를 통해 이 땅에서 오랫동안 그리고 끊임없이 행해져 온 굿이 지닌 의미와 가치를 탐색했다. 주지하듯 샤머니즘은 고대부터 유례없는 과학적 세계관이 지배하고 있는 현대사회에 이르기까지 오랜 세월 동안 부침을 거듭하면서 이 땅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세계관과 에토스에 끊임없이 영향을 미쳐왔다. 따라서 이 논문에서는 먼저 샤머니즘의 간략한 역사와 샤머니즘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 변화를 먼저 살폈다. 샤머니즘의 역사는 고대로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의 맥락 분석을 통해 고대의 신교(神敎)라는 이름을 가진 종교였으며 고려시대까지 사회와 문화를 주도하는 종교의 역할을 해 왔지만 조선시대에 이르러 조선의 이념인 유교의 성속 분리정책에 의해 ‘속된 것’으로 전락해 ‘무속’이란 이름을 얻었으며 탄압과 박해의 대상이 되었음을 확인했다. 또한 뒤이은 일제 강점기 때에 일제의 식민주의와 근대화의 욕구가 서로 뒤섞이며 샤머니즘에 대한 조선시대의 인식이 계승되었음도 살펴보았다. 이런 이유로 샤머니즘은 전통놀이나 민족예술의 형태로 변형을 겪으면서 생존해야 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샤머니즘이 종교의 지위에서 속된 것으로 전락하고 전통놀이나 민속예술의 형태로 이행된 결과가 아니라 그 과정이다. 종교의 역할에서 속된 것을 의미하는 ‘무속’으로 변화하면서 종교가 지니고 있는 ‘신성성’을 상실하게 되었다는 점이 중요하다. 종교의 신성함은 종교 의례에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그것이 실재이고 진실임을 느끼게 하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신성성이 중요한 것은 그것이 결여되면 의례는 공연이 되기 쉽고 의례 속에 포함된 신화는 단순한 이야기로 전락하기 쉽다. 샤머니즘이 전통놀이나 민속예술로 이행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한편 해방 이후 국내 학자들에 의한 샤머니즘에 대한 연구가 시작되면서 미신에서 종교로의 인식의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고 1980년대 이후 ‘무속-역술 열풍’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현상까지 나타날 정도로 과열되었다가 현재에 이르러 본격적인 연구를 할 수 있는 토양이 형성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샤머니즘에 대한 인식은 무속의 지점에서 크게 변하지 않았다. 다른 말로 샤머니즘은 아직도 신성성을 복원하지 못하고 있다고 표현할 수 있다. 이 논문에서는 위와 같은 시대적인 배경을 토대로 서울새남굿의 의례와 신화를 분석했다. 서울새남굿은 천신(薦新)의 성격을 가진 안당사경맞이와 망자를 천도하는 새남굿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서 안당사경맞이 17거리와 새남굿 14거리에 대한 의례와 신가의 분석을 통해서 각 거리 속에 나타난 신령과 거리의 성격, 그리고 의미에 대해 고찰했다. 이 분석을 통해 신성함이 눈에 보이지 않는 신령의 존재를 인정하게 만들고 굿에 참여한 사람들이 굿판을 실재로 느끼게 되는지를 확인했다. 환언하면 신성한 존재인 신령을 일반적인 존재로 인식시키고 의례와 신가를 통해 사실성을 부여해서 굿판에서 일어나는 일이 실재임을 느끼고 체험할 수 있게 하는 과정에 대해 분석했다. 뒤집어서 말하면 굿판에서 신성함이 배제되면 굿은 체험이 아닌 관람하는 공연의 차원이 되고 만다. 체험이 빠지면 서울새남굿이 의미하는 삶의 리듬(안당사경맞이)과 죽음 이후의 새로운 세계(새남굿)에 대한 본질적인 인식과 이해가 불가능해진다. 예를 들면 새남굿에서 망자가 바리공주의 안내를 받아 저승으로 가고 그 새로운 세계로 편입되는 과정에 대한 납득이 없다면 새남굿은 그 의미를 상실하게 된다. 무당이 바리공주를 체험하지 않고 굿판에 참여한 사람들이 그 여정을 체험하지 않으면 새로운 세계에서의 새로 태어남(새남)은 성립되지 않는다. 형식적인 절차에 그치고 만다. 이때 의례(안당사경맞이, 새남굿)와 신화(바리공주 신가)는 서로 신성함을 보증하는 구조를 갖고 있음이 드러난다. 이런 구조에 대한 논의는 E.뒤르켕, S.프로이트, B.말리노프스키, C.레비스트로스, C.기어츠 등으로 계승된 종교인류학의 오랜 주제 가운데 하나였다. 이에 대해서는 연구사에 밝혀놓았다. 이 논문에서는 의례와 신화의 관계를 서울새남굿의 분석을 통해 확인하고 의례와 신화가 지닌 역할과 구조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보았다. 이 분석을 통해 샤머니즘의 행사인 굿이 통과의례의 성격과 사회의 갈등과 위기를 극복하는 사회적 드라마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한편 의례와 신화의 구조에서 신화가 단지 말해지는 것이 아니라 의미하는 것임을 밝히기 위해 바리공주에 대한 신화분석이 이루어졌다. 신화가 의미하는 것이 되지 않으면 신화와 의례의 상보적인 관계가 무너지기 때문이다. 바리공주의 신화의 분석은 C.레비스트로스와 G.뒤랑의 신화비평과 신화분석을 통해 바리공주의 신화가 단지 저승을 다녀온 이야기나 버려졌지만 고난을 무릅쓰고 부모를 살려낸 효성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사회 문화적인 깊은 의미를 갖고 있음을 찾아낼 수 있었다. 즉 한 사회를 움직이는 가치가 어떻게 형성되고 담보되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 가치를 드러내는 주제는 남성과 여성, 중심과 주변, 권력 등 오늘날에도 통용되는 것들이다. 이 주제들을 통해 조선시대에 형성된 가부장제의 행방, 정치와 권력의 행사에서 가치가 어떻게 발현되어야 하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았다. 그 과정에서 서울새남굿이 과거부터 계승된 전통적인 유산이 아니라 현재에도 여전히 살아 숨 쉬는 가치의 저장소이며 가치를 생성해내는 샤머니즘 행사임을 알 수 있었다. 정리를 하면 이 논문에서는 시대에 따라 인식의 지점이 변화해 왔지만 여전히 행해지는 샤머니즘의 행사인 굿 속에 담겨 있는 의례와 신화가 어떤 구조로 작동하고 있는지를 서울새남굿을 통해 분석하고 이 분석 과정에서 굿이 지녀야 할 신성함이 왜 요청되어야 하는지, 지속적으로 행해져 온 굿 속의 의례와 신화가 구체적으로 어떤 관계 속에서 굿판에 참여한 사람이나 더 나아가 사회 문화에 어떻게 영향을 발휘해 왔는지를 고찰해 보았다.
URI
https://repository.hanyang.ac.kr/handle/20.500.11754/137911http://hanyang.dcollection.net/common/orgView/200000418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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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DUATE SCHOOL[S](대학원) > CULTURAL ANTHROPOLOGY(문화인류학과) > Theses (P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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