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 새벽예불의 음악적 특징

Abstract

새벽예불은 저녁예불·사시불공(巳時佛供)과 함께 한국 불교사찰에서 거행되는 대표적인 일용의식(日用儀式)이다. 불교 일용의식의 하나인 새벽예불은 일정한 시간과 장소에서 대중승과 불자(佛子)에 의해 거행된다는 점에서 한국 불교음악의 보편적인 특성을 보일 것으로 사료된다. 본고는 한국 불교사찰의 새벽예불을 음악적 특징을 알아보는 것에 목적을 두고 대한불교 조계종의 대표적 사찰인 통도사·해인사·송광사의 새벽예불을 주요 연구대상으로 살펴보았다. 도출된 결과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새벽예불의 빠르기와 박자구조는 매우 긴밀히 연계되어 3소박을 기준으로 빠르기에 따라 변형 3소박↔3소박↔2소박으로 변하였다. 이와 같은 현상은 해당 절차의 연행시간과 가사의 분량에 따라 좌우되는 것으로 여겨진다. 둘째, 음역은 한 옥타브 이내를 사용하며, 사찰별로 살펴보면 통도사는 높은 음역을 사용하는 악곡이 많았고, 송광사와 해인사는 음역을 고르게 사용하였다. 이러한 현상은 각 사찰이 위치한 지역의 음악어법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측된다. 셋째, 음구조는 메나리토리와 육자배기토리를 사용하며, 육자배기토리로 노래하다가도 종지부분은 반드시 메나리토리의 선율로 끝맺는다. 예외적으로 통도사·송광사에서는 특정 악곡에서 do#이나 sol#과 같은 반음을 반복 사용하였으며, 반음의 사용은 기층음악과 구분되는 종교음악으로서의 특징적인 면모를 드러내기 위한 것으로 사료된다. 넷째, 세 사찰의 새벽예불은 특정 선율구조를 반복한다는 점에서 공통된 특징을 가진다. 선율진행이 규칙성을 띄는 것은 서사무가와 같은 사설중심 음악에서 자주 발견되는 특징으로, 새벽예불 역시 가사내용의 전달에 집중하는 종교음악의 특성이 반영되었다고 보여진다. 다섯째, 새벽예불에 보이는 선율 중 종지선율은 가사 내용, 악기의 신호, 의식행위가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현상은 다수의 사람들이 의식을 긴밀하게 수행하기 위하여 마땅히 나타나야 할 모습이며, 예불음악과 같은 국한된 장르에서 승려집단이 가지는 음악 원리 또는 수 있을 것이다. 한국 불교 새벽예불에 대한 본 연구는 기존에 논상징성으로 볼의가 부족했던 일반 불교의식에 주목하여 새벽예불의 의식과 음악적 특징을 살펴보고자 한 것에 의의가 있다. 그 결과 새벽예불에 사용된 음악의 보편적 특성과 체계를 확인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