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정부형태 연구

Abstract

오늘날 대통령 직선제를 골자로 하는 1987년의 9차 개정헌법(제6공화국) 시스템-이른바 87년 체제-에 대한 비판이 다양한 부문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즉, 제왕적 대통령제와 승자의 권력 독점, 이른바 분점 정부의 보편화 경향에 따른 통치력의 약화, 헌법의 내각제적 요소로 인한 불안정성, 중간선거의 불규칙성 등이 현행 한국 대통령제에 관한 쟁점이며, 이에 대해 다양한 형태의 대안적 정부형태의 도입 및 권력구조의 변화에 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학계와 언론 및 정치권 등에서 제기되어 온 종래의 논의들은 확실한 이론적․ 경험적 근거에 기반을 두지 못한 가운데 추상적으로 전개되거나, 논리적 측면이나 사례에 대한 검토 면에서 문제점을 노정한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본 논문은 학계에서 논의되는 여러 제도들을 검토하여 적용하되, 국민의 선호 및 한국 현실정치에 대한 제도의 조응성과 적실성을 우선시하며, 선행연구의 꼼꼼한 검토를 통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타당성과 일관성을 갖추고자 하였다.

우선, 문헌연구를 중심으로 ‘정부형태’의 개념을 정의하여, 이를 대통령제, 내각책임제(내각제 혹은 의원내각제), 이원정부제(혹은 이원집정부제)로 구분하고 각각의 제도가 지니는 의의와 그 성립의 역사적 배경, 특성, 세부적 유형, 장단점을 파악하였다. 이후 1948년 헌정수립 이래 나타난 한국 정부형태의 역사적 변천과 관련 쟁점을 논의하였으며 현 87년 체제의 뼈대를 이루는 제6공화국 시기의 정부형태와 성격에 대해서 좀 더 세밀하게 분석하였다. 여기에 논의의 구체성과 현실 적합성을 확보하고자 한국의 정치형태에 관한 국회와 정치권의 입장, 그리고 국민의 인식을 고찰하였다.

이렇듯 탐색적 연구를 통해 분석된 한국 현실정치의 역사적 맥락과 특수성을 고려하여 대안적 정부형태 가운데 가장 주목받고 있는 4년 중임 대통령제와 이원정부제의 적실성을 분석하였다.

‘정치적 안정’(stability)과 ‘체제수행능력’(performance)‘을 두 축으로, 민주성, 정당성, 통치성, 책임성을 하위 분석틀로 삼은 ‘적실성’개념의 구성 및 이를 통한 정부형태의 분석이 본 논문의 핵심적 내용이다. 대안적 정부형태로서 4년 중임대통령제와 이원정부제가 현행의 한국 대통령제의 문제점을 극복하고, 한국 민주주의와 정치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제도인지, 그리고 한국의 정치문화ㆍ역사ㆍ사회구조와 조응성이 있는지 여부를 분석하였다.

이후 적실성 분석을 거친 4년 중임대통령제와 이원정부제 도입의 타당성을 미시적 제도디자인을 통해 보완함으로써, 두 정부형태의 착근이 현실에서 보다 강화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였다. 즉, 대통령 단임제의 폐지, 정당 명부식 비례대표제의 도입을 통한 정당정치의 강화, 대통령과 국회의원 선거시기의 조정 등과 같은 미시적 제도의 보완방안을 제시함으로써, 제도 운용의 현실적 안정성과 구체성을 확보하고자 하였다.

마지막으로 앞서 논의된 내용들을 종합적으로 요약․ 정리함과 동시에, 본 논문의 핵심 주제인 ‘한국의 정부형태에 있어서 4년 중임대통령제와 이원정부제의 적실성 분석’의 정치적․ 정책적 함의를 도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