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수사학의 논증 행위를 적용한 쓰기 교육 연구

Abstract

본 연구는 쓰기를 합리적 의사소통 행위로 보고 화자와 청자의 의사소통 과정 속에서 논증 행위가 나타날 수 있도록 쓰기 교육의 내용을 마련하는 데에 있다. 즉, 전문화되고 세분화된 논증 도식에 대한 지식의 주입으로 시작되는 형식적인 쓰기 교육이 아니라 화자의 발언과 청자의 질문, 다시 화자의 응답과 청자의 응대로 이어지는 합리적 의사소통 속에서 논증 행위로서의 쓰기 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본고는 제임스 크로스화이트 교수가 재구성한 의사소통과정으로서의 논증 행위에서 주장자와 질문자 그리고 평가자의 역할을 중심으로 담화 행위로서의 실천적 쓰기 교육의 모습을 제안하고자 하였다. 이 연구는 먼저 논증의 개념과 성격을 이해하기 위해 논증을 다루는 학문인 수사학을 검토하고, 이를 바탕으로 시사적 문제를 다룬 텍스트를 합리적 의사소통으로서의 논증 행위를 글쓰기에 적용하여 분석하였고, 이러한 방법으로 학생들의 글쓰기를 지도하고 분석하여 담화 행위 과정으로서의 글쓰기 교육의 교수 ‧ 학습 방안을 마련하였다. 본 논문의 순서는 다음과 같다. Ⅱ장에서 논증의 핵심인 설득을 다루는 수사학을 역사적으로 살펴봄으로써 수사학의 개념과 수사학에서 설득의 위치(의미)가 어떻게 변화되어 왔는지를 살펴보고, 문체 중심의 표현법으로 협소해진 수사학을 설득을 위한 학문으로서 다시 일으켜 세운 페렐만의 신수사학의 개념을 검토하였다. 페렐만의 신수사학을 검토함으로써 ‘논증’이 절대적 진리에 이르는 기술이나 방법을 의미한다는 일반적인 견해로부터 벗어나 담화 행위로서 상대방의 동의를 구하는 방법임을 분명히 하였다. 그리고 논증 개념을 기반으로 논증 행위의 의미를 재구성하고 논증 행위로서의 쓰기 교육을 실천한 오리건 대학의 제임스 크로스화이트 교수의 수사학과 논증 행위를 고찰하였다. 그가 재구성한 논증 행위를 문어적 의사소통으로서의 쓰기 교육 방법을 제시하는데 있어서 이론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주장하기, 질문하기와 평가하기로 이루어진 논증 행위는 실용적이고 이성적인 의사소통의 모습을 보여준다. 서로 질문하고 응답하는 과정 속에서 생각을 발견하고 명료화하는 의사소통의 과정은 학생들이 글쓰기를 할 때 생각을 발견하고 명료화하고 조직하는 과정과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Ⅲ장에서는 주장자, 질문자, 평가자로 구성된 논증 행위를 텍스트 분석의 틀로 활용하여, 우리 사회에서 쟁점이 되는 문제를 다룬 텍스트를 대상으로 문어적 논증 행위의 실행 양상을 분석하였다. 이 분석을 통해 논증 행위로서의 의사소통이 이루어질 때 자주 일어나는 질문의 종류와 유형을 파악하였다. 또 이 대화를 평가해줄 보편 청중을 상정해 봄으로써 보다 더 타당하고 신뢰할 만한 생각을 전개시킬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논증 행위의 과정으로써 쓰기 교육의 내용을 마련하였다. Ⅳ장에서는 실제로 이러한 방식으로 쓰기 수업을 하고 학생들에게 글쓰기를 수행하게 하였다. 그리고 학생들의 글을 의사소통 행위의 관점에서 분석하여 사회적 의사소통으로서의 쓰기 교육의 가능성과 유의점 그리고 교수 ‧ 학습에 대한 시사점을 제시하였다. 본 연구는 논증적 글쓰기가 특별한 전략과 기술을 익혀 훈련해야만 할 수 있는 어려운 활동이 아니라 자연스런 담화 행위의 과정으로서 질문하고 답하는 과정 속에서 이뤄질 수 있음을 밝히고자 하였다. 이 연구가 형식적이고 도식적인 쓰기 교육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갖게 하고 합리적 의사소통으로의 쓰기 교육 내용을 마련하는 데 논리적 토대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