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여성 서포터즈의 문화적 특성과 젠더

Abstract

본 연구는 프로축구에 열광하는 여성 서포터즈에 대한 심층적 접근을 통하여 여성 스포츠팬십에 대한 보다 깊이 있는 해석을 얻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 본 연구를 위한 연구 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프로축구의 여성 서포터즈의 형성 과정은 어떠한가? 둘째, 프로축구 여성 서포터즈의 문화는 어떠한 특성을 갖는가? 셋째, 프로축구 여성 서포터즈 문화의 특성에서 찾을 수 있는 젠더 문제는 무엇인가? 본 연구에서는 이와 같은 연구 문제를 풀기 위해 질적 연구 방법을 통한 심층 인터뷰와 참여관찰을 진행했다. 그에 따른 결과 도출은 다음과 같다. 프로축구의 여성 서포터즈 형성 과정에는 국가대표팀 또는 스타 선수에 대한 관심이 유입 요인으로서 작용한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여성 서포터즈는 국가대표팀의 경기를 보면서 축구 자체에 대한 매력을 느끼게 되어 프로축구 관람을 하게 되거나, 유명한 선수에 대한 관심으로 경기장을 찾기 시작했다. 여성 서포터즈는 또한 사회적주관자와 관람동반자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친구나 가족의 권유로 경기장을 찾기 시작한 경우가 많았고, 혼자 관람하는 것보다는 동반자를 필요로 하는 모습을 보였다. 단순한 축구 관람을 넘어서서 서포터즈에 직접 참여하게 된 이유는 서포터즈 문화에 대한 동경과 팀 충성도 때문이었다. ‘우리팀’에 대한 애착과 충성심이 높아짐에 따라 서포터로서의 정체감도 강해졌다. 프로축구 여성 서포터즈 문화의 특성은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는데, 관계지향성과 일탈 추구, 선수의 남성 이미지에 대한 소비가 그것이다. 여성들이 서포터즈로 활동하면서 느끼는 즐거움은 스포츠 그 자체에서 기인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 활동을 동일한 문화 집단의 구성원과 공유하는 데서 오는 즐거움 역시 큰 부분을 차지했다. 또한, 경기장에서 크게 소리를 지르며 응원을 함으로써 일상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일탈을 경험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여성들이 경기장에서 축구 선수들의 남성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소비하고 섹슈얼리티에 대한 공적인 표현이 가능해 진다는 점도 특징이다. 서포터즈 문화 속에서 찾을 수 있는 젠더 담론으로는 여성 축구팬에 대한 고정관념, 나아가서는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에 대한 저항이 나타났다. 여성 축구팬에게는 ‘축구를 잘 모를 것이다’또는 ‘선수만을 좋아 한다’와 같은 사회적 편견이 존재했는데 여성 서포터들은 이러한 편견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편견의 대상이 되는 일반 여성들과의 선을 긋는 모습을 보였다. 여성 서포터들은 일반 여성과 자신을 구분함으로써 성 고정관념에 저항했고, 이는 강요된 젠더의 거부로 이어져 남성 중심적 문화 속 젠더 해체를 경험하게 했다. 프로축구 서포터즈 문화는 남성중심성을 보였는데, 이는 서포터즈 집단 내의 여성 배제로 나타났고 여성 간의 결속을 강화하는 양상이 보였다. 여성 서포터들은 남성 집단에 어울리는 방법으로써 남성 문화에 동화되는 경향을 보였는데, 이것은 젠더 해체의 주체가 되는 여성들이 젠더의 경계를 넘는 활동 속에서도 오히려 성 고정관념에 노출되어 있으며 스스로 그것을 인지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사회화 과정에서 암시된 남성성에 대한 콤플렉스가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