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시가 교육 평가에 대한 지식론적 연구

Abstract

문학지식은 문학능력을 구성하는 요소이다. 문학지식을 함양하는 일은 문학능력을 신장시키는 일이라 할 수 있으며, 문학지식의 함양 여부를 평가하면 곧 문학능력의 신장 결과를 파악할 수 있다. 문학교육의 목적은 문학능력 신장에 있고 문학교육 평가는 문학능력의 신장 결과를 파악하는 것임을 감안하면, 문학지식의 함양 여부를 평가하는 일은 문학교육 평가의 한 국면이 되기에 적절하다. 본 연구는 텍스트적 지식, 콘텍스트적 지식, 메타텍스트적 지식이라는 문학지식의 세 유형을 참고하여 문학교육 평가의 한 수단인 대학수학능력시험 특히 1994학년도부터 시행된 대학수학능력시험 국어(언어) 영역 고전시가 문항에서 문학지식이 어떻게 발현되고 있는지, 또 이러한 평가의 기능과 지향은 무엇인지 분석하였다. 먼저 문학지식, 그 중 고전시가를 대상으로 한 문학지식이 문학능력과 어떠한 관계를 맺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고전시가 지식을 함양하는 일이 어떻게 문학능력을 신장시키는 일이 될 수 있는지 관계를 규명하였다. 수능 고전시가 문항은 지식을 직접 평가하지 않고, 지식을 활용하는 능력 평가를 추구하고 있는데 구체적으로는 텍스트적 지식이 명료화된 정도를, 콘텍스트적 지식이 맥락화된 정도를, 메타콘텍스트적 지식이 관계화된 정도를 파악하고 있었다. 이는 거꾸로 문학지식 중에서도 고전시가 지식을 명료화하여, 콘텍스트적 지식을 맥락화하여, 메타텍스트적 지식을 관계화하여 작품을 이해 및 수용할 수 있는지 파악하는 한 방법이 수능 고전시가 문항이라는 뜻이다. 고전시가 교육 평가는 수능을 비롯하여 텍스트적 지식, 콘텍스트적 지식, 메타텍스트적 지식을 출제 시 균형 있게 문항에 반영하여 문학능력의 신장 결과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이때 텍스트적 지식과 콘텍스트적 지식을 활용한 평가는 ‘그때 거기’의 관점으로 고전시가를 바라보게 유도한다. 또한 표기나 맥락의 측면에서 작품과의 시공간적 거리감을 유지시켜 작품을 매개로 삶을 총체적으로 인식하게 한다. 한편 메타텍스트적 지식을 활용한 평가는 ‘지금 여기’의 관점으로 고전시가를 바라보게 유도한다. 또한 작품과의 시공간적 거리감을 희석시켜 작품에 담긴 메시지나 의미를 충실히 읽어내게 함으로써 작가와 독자 간 소통에 기여한다. 끝으로 텍스트적 지식을 활용한 평가와 콘텍스트적 지식을 활용한 평가는 문화적 사고력을 자극하여 고전시가 교육 평가의 특수성을 발견하게 한다는 지향점을 갖고, 메타텍스트적 지식을 활용한 평가는 문학적 사고력을 자극하여 고전시가 교육 평가의 보편성을 확인하게 한다는 지향점을 갖는다. 수능은 대학 입시라는 특수한 목적으로 인하여 국가주도의 대규모 표준화 검사, 규준참조평가, 선택형 평가로 치러지며 이러한 한계와 특징 때문에 문학교육 평가의 이상과는 다소 유리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상적이지는 않으나 불가피한 것인데 그렇다면 다음의 제언도 가능하다. 문학교육 평가는 더 적극적으로 수능을 연구의 소재로 다룰 필요가 있다. 문학교육 평가 안에 수능을 포섭해두는 움직임이 더 활발해져야 한다는 말이다. 문학교육 평가의 이상과 체계를 현실 평가에 안착시키는 노력을 통하여 문학교육 평가, 넓게 보아 국어교육 평가는 교육학의 하위 영역이라는 테두리를 넘어 교육학과 교육 평가에 가치 있는 시사점을 던져줄 수 있다. 이렇게 국어교육과 교육학 둘 사이의 상호성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