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친목모임(Al-Anon)을 이용하는 알코올 중독자의 배우자 삶의 경험

Abstract

알코올 중독은 중독자 뿐 만 아니라 함께 사는 배우자와 자녀 등 가족 구성원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고 결국은 가족 체계를 흔들어놓게 되는 가족 병으로, 알코올 중독자의 술 문제는 자녀와 배우자를 포함한 가족 구성원의 심리, 정서적 손상을 초래한다. 가장 직접적으로 심각한 영향을 받게 되는 배우자들은 남편의 술 문제로 인해 해결 할 수 없는 분노와 우울, 원망, 미움, 증오 등의 다양한 심리적 고통을 경험하게 된다. 또한 이들은 오랜 기간 남편의 술 문제에 초점을 맞추어 살다보니 자신의 삶을 독립적으로 자유롭게 살기보다 남편의 필요와 요구에만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는 병리적 현상인 공동의존을 겪게 된다. 이처럼 알코올 문제가 있는 남편과 지내는 아내는 다양한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지만, 직접적인 도움이 필요한 집단 임에도 불구하고 거의 관심을 받지 못해왔다. 이에 본 연구는 알코올 중독자 배우자의 다양한 경험에 관해 이해를 제공하고 나아가 이들의 의미 있는 진술을 통해 알코올 중독자 배우자들의 대처과정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진행되었다.

본 연구의 연구문제는 ‘가족친목모임(Al-Anon)을 이용하는 알코올 중독자의 배우자들은 어떤 경험을 하고 있는가.’이며, 연구 참여는 가족친목모임에 참석 중인 알코올 중독자의 배우자 9명이 참여하였다. 자료 수집은 2015년 9월부터 11월까지 연구 참여자와의 심층 면담을 통해 이루어졌다. 수집된 자료를 Colaizzi(1978)의 현상학적 방법으로 분석한 결과, 5개의 주제 묶음과 15개의 주제들이 도출되었다.

각 범주로는 <깊고 어두운 터널 속에 갇히다>, <막다른 골목을 만나다>, <끝없는 터널 속에서 헤매다>, <한 줄기 빛을 향해 걸어가다>, <낯선 길에서 나를 찾다>로 분류되었다. 각 주제묶음을 주제별로 살펴보면 주제묶음 1인 <깊고 어두운 터널 속에 갇히다>는 ‘반복적인 주사, 폭력으로 인한 두려움, 공포의 나날들’, ‘남편에 대한 분노, 원망의 감정’, ‘부부간 성 생활 갈등’, ‘아빠 역할의 부재, 안타까운 엄마 마음’, ‘경제적 부담, 생계에 대한 무거운 짐’으로 구분되었다. 주제묶음 2인 <막다른 골목을 만나다>는 ‘안식처가 될 수 없는 가정, 강하고 바른 것만 강조한 모성’, ‘친정에 느끼는 수치심, 시댁으로부터의 소외’, ‘이웃, 사회로부터 고립되는 가정’으로 구분되었다. 주제묶음 3인 <끝없는 터널 속에서 헤매다>는 ‘가출’, ‘할 수도 안할 수도 없는 이혼’으로 구분되었고, 주제묶음 4인 <한줄기 빛을 향해 걸어가다>는 ‘질병으로 인식하게 된 알코올 중독’, ‘치료기관을 찾아가는 가족’, ‘가족친목모임과의 만남’으로 구분되었다. 주제묶음 5인 <낯선 길에서 나를 찾다>는 ‘남편의 음주로부터 초연해지는 나’, ‘온전한 자신의 삶을 회복하기’로 구분되었다.

본 연구 결과는 가족친목모임(Al-Anon)을 이용하는 알코올 중독자 배우자의 삶의 경험에 대한 본질적 구조를 제공하며, 그들이 겪은 삶의 과정을 이해하고 그 의미를 분석하여 알코올 중독 가족, 배우자에게 실제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중재의 기틀을 제공하였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알코올 중독 가정의 해체를 막고, 알코올 중독자 배우자의 내적 회복을 위한 간호중재 개발의 기초 자료로 활용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