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시설 입지갈등의 관리방안에 관한 연구

Abstract

민주정체의 요체는 결국 참여정치이다. 자기가 속한 국가나 지역이 처한 문제에 대해서 주민이 참여하고 함께 풀어가는 것이다. 본 연구는 비선호시설 중에서도 갈등발생 빈도가 높은 정신병원, 쓰레기 소각 매립장, 장사시설, 원자력발전소 시설의 입지 갈등 사례를 중심으로 갈등의 주기와 시설입지 갈등요인과 외부환경적 요인 제도적 요인 해결방법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본 연구는 갈등이 발생하는 생성요인과 이러한 요인들이 무엇에 의해서 증폭되는지에 초점을 두고 분석하였다. 분석결과 나타난 갈등 생성 요인은 정책수립과정에서의 의견수렴의 미흡, 당사자 간 요구의 불일치, 정책결정의 독단성, 시설에 대한 입장의 차이, 편익과 비용의 불일치, 행정절차의 준수부족, 정책정보접근의 폐쇄성, 정보인지의 시기 등으로 파악되었다. 본 연구의 함의는 다음과 같이 제시할 수 있다. 먼저, 사회적, 정책적 비용의 절약을 할 수 있도록 사전에 갈등 진단을 통해서 적절히 대처할 필요가 있다. 둘째, 갈등관리에 대한 시각을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 갈등을 생성하는 요인과 갈등증폭요인에 대한 이해를 높일 필요가 있으며, 이를 토대로 공공정책 갈등에 대한 보다 체계적인 접근을 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점에서 갈등관리 노력을 비용으로 보기 보다는 일종의 투자로 보는 시각의 전환도 필요하다. 셋째, 비선호시설 입지 정책의 수립, 결정, 집행과정에서 이해관계자의 참여과정, 협의과정, 합의도출과정 등을 설계하는 등 행정과정에서 이러한 노력이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넷째, 유인책(incentive package)의 협상이다. 지역주민들이 기피하는 비선호시설 입지 갈등에 대한 주민 반대 원인을 사례를 살펴 본 결과, 재산가치 하락, 안전․위생 및 근린 쾌적성의 문제가 주요 요인으로 나타나고 있다. 다섯째, 갈등을 조정할 수 있는 조정기제의 활용이다. 국립서울병원(현: 국립정신건강센터) 사례에서 보듯이 조정기제의 활용을 통해 아무리 오래되고 고약한 문제일지라도 상호불신의 벽을 허물고 문제해결에 초점을 맞추는 공동논의의 장을 구축함으로써 갈등상황을 협력 상황으로 전환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분석을 통해 살펴보면 신뢰성과 형평성 그리고 주민참여가 동일한 입지 과정 내에서 어떻게 상호작용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그동안 별 관심을 두지 않았다. 실제 비선호시설의 입지과정에서 어느 하나가 충족되지 않았을 때 불협화음을 일으키고, 이러한 불협화음은 불가피하게 발생되는 것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입지 과정이 처해 있는 정치․사회적 맥락에 좌우 된다고 보았다. 지금까지의 사례를 통해 몇 가지 시사점이 가능하다. 첫째, 신뢰성, 형평성, 주민참여 이 세 가지는 상호 보완․강화시키는 것이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지만, 서로에게도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점을 인식하여야한다. 둘째, 주민참여가 궁극적 입지 성공을 위하여 오랫동안 이루어져야 하는 일이지만 정당하고 성공적 입지를 위한 실제이면서 원칙이라는 두 가지 기능을 가지고 있다. 셋째, 이해당사자들의 관점에서 입지 과정을 연구함으로써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 이에 입지에 대한 전문가 등의 정통한 해석에 주어지는 관심만큼 일반주민들이 입지의 의미에 부여하는 관심도 매우 중요하고, 나아가 전문가와 일반주민 간, 상이한 입지원칙 간의 갈등의 근원을 밝히는 것도 중요하다. 넷째, 사회갈등의 사전예방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사회갈등의 사전 조율을 위해서는 먼저 정부 - 민간전문가 - 시민단체 간의 정책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시민단체를 포함한 시민사회의 적극적 참여와 의제 형성을 반영할 수 있는 논의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이러한 갈등 사례를 통하여 기존에 운영하고 있는 제도와 절차에 합의형성 프로세스, 즉 정책참여구조를 개선, 합의형성 절차를 제도화, 한국형 합의형성 수단 및 프로그램 개발, 조사․평가기술 선진화를 구축하는 방안을 제시함으로써, 사전적인 갈등예방을 이루어 정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하고 있는 NIMBY시설 설치 사업이 원활하게 집행되도록 하는 데 일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