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슬로우 시네마: 페드로 코스타와 지아 장커의 경우

Abstract

본 논문은 2000년대 이후 디지털 슬로우 시네마의 관점에서 영화매체의 특성에 대한 존재론적 혹은 미학적 질문을 던지는 논의들을 발전시켜 영화의 리얼리즘과 지속의 미학을 고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동시대 예술영화의 흐름에서 느림의 확산은 영화제작에서 디지털 기술이 등장한 것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디지털 기술은 시퀀스 샷 내에서 지속성을 위한 용량을 증가시킴을 넘어 동시대 영화에서 급진적으로 새로운 관찰적 실천의 양식을 발전시키는데 기여했다. 장시간의 기록과 이로 인한 피사체와의 밀착성 등으로 다큐와 픽션 또는 리얼리즘과 형식주의의 경계짓기가 무의미하거나 불가능한 ‘사이의 영화’들이 21세기 영화예술의 미래를 선도하고 있는 것이다. 디지털은 동시대 미학의 최전선에 있는 감독들에게 실시간적 기록을 활성화하고, 영화적 감속과 지속에 근거한 새로운 사실주의적 재현의 형식에 참여하게끔 한다. 본 논문은 ‘느림’의 디지털 기술 역량으로 ‘완만한 삶의 지속’이라는 현실을 재규정한 페드로 코스타의 <반다의 방>과 지아 장커의 <스틸 라이프>를 분석함으로써 포스트 시네마 시대의 리얼리즘 미학을 재질문하고 영화의 본질을 고찰해 보고자 한다. This paper aims to investigate the aesthetics of cinematic realism and duration in the digital slow cinema since the 21st century, engaging the aesthetic or ontological questions of the cinematic medium. The proliferation of slowness in contemporary art cinema has been inseparable from the advent of digital technology. Amplifying the temporal capacity of sequence shots, digital technology has also contributed to a radically new mode of observational practices in contemporary cinema. It has allowed directors in the forefront of contemporary cinema to activate real-time recording of the profilmic world and to take a new realistic form of cinema based on deceleration and duration. Investigating Pedro Costa’s In Vanda’s Room and Jia Zhangke’s Still Life, two digital slow films that reestablish reality as the duration of elongated life, this paper revisits a refreshed question on the aesthetic of realism in the post-cinema age and ponders upon the essence of cinem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