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적/폐쇄적 관계가 일반신뢰에 미치는 영향

Abstract

이 논문은 중국의 시장경제 발전정도와 개방적 또는 폐쇄적 사회관계가 중국인의 신뢰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적으로 살펴보았다. 특히, 중국사회는 ‘꽌시’로 알려진 폐쇄적 관계망이 “저신뢰 사회”의 중요한 요인으로 알려져 있고, 많은 서구학자들도 중국인의 인맥중심의 관계망을 중요 고유 문화로 간주하였다. 그러나, 개혁기 들어 중국사회는 시장화의 변화 속에서 지금껏 가족이나 지인에 기반한 경제활동이 아닌 가격정보에 의해 불특정 다수를 중심으로 한 관계형성을 경험하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사회경제적 변화가 개인의 사회에 대한 신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사회 및 개인적 차원의 요인을 고려하였고, 사회적 차원은 각 지역의 시장경제가 발전된 정도를, 개인 차원은 사회단체 참여에 바탕으로 한 개방적 관계와 중국의 인맥중심의 문화인 “꽌시”를 통해 폐쇄적인 관계의 역동성을 살펴보았다. 각 요인들이 일반신뢰(낯선 사람에 대한 신뢰)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봄으로써, 앞으로 신뢰사회가 어떻게 구축될 필요가 있는 지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하는 데 궁극적인 목적을 둔다. 이 연구는 『2005년 중국종합사회조사 (Chinese General Social Survey)』 개인 차원 데이터와 집합 차원에서 28개 성(省), 직할시(直辖市), 자치구(自治區)의 시장경제 개발의 수준을 측정한 시장화 지수(marketization index)를 통합하여 다층선형모형(Hierarchical Linear Modelling)을 이용해 분석을 진행하였다. 중국사회의 “차등적인 질서구조(差序格局)”이론에 근거하여 요인분석(주성분 분석)을 통해 사회관계를 친족, 지연, 학연/동료 및 사회단체 내부 관계로 분류하였다. 이 연구의 주요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시장화는 친족, 지연 및 학연/동료 등 폐쇄적인 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반면, 시장화는 농촌 지역의 사회단체 참여와 정적(+) 관련성을 보여 개방적 관계를 촉진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시장화 수준과 일반신뢰는 역 U자형 관계가 있는데, 시장화 정도가 평균 수준 이상을 넘어서면 일반신뢰 수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 중국인의 사회단체 참여는 시장화에 따라 U자형 곡선의 양상이 보이는데 이는 중국사회의 도시-농촌 격차를 줄이기 위한 각 지방 정부의 전략적 정책과 관련이 깊다. 사회단체 참여가 일반신뢰에 부적(-) 영향을 미치는 반면, 사회단체 내부 관계가 일반신뢰에 정적(+) 영향을 미친다. 이 결과를 통해서 일반신뢰의 구축하는 데 사회단체 내부에 상호작용보다 개방적인 관계를 맺는 것은 더 중요하다고 판단된다. 셋째, 개방 및 폐쇄적인 관계가 일반신뢰에 미치는 영향에 있어 시장화 발전은 차별적 효과를 미치는 것을 입증이 되었다. 친족관계가 두터울수록 타인에 대한 신뢰감이 낮은 경향이 있는데, 시장화 수준이 높은 지역에서는 이런 낮은 신뢰감이 완화된 반면, 사회단체 구성원 간의 신뢰가 두터울수록 타인에 대한 신뢰감도 높았는데, 시장화 수준이 높은 지역에서는 이런 신뢰감이 강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므로, 시장경제가 발전할수록 중국사회의 일반신뢰 구축은 포용적인 조직구조와 조직의 활동에 도움이 되는 사회적 환경에 달려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